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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없어진 게 뭔 대수라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권하윤은 이따금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리했다가 머리를 매만지기를 반복했다.

솔직히 이런 동작으로나마 긴장을 풀어보려고 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민도준이 있는 층에 도착한 순간, 권하윤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었다.

심지어 화영이 두 번 정도 부르고 나서야 권하윤은 정신을 차렸다.

“제가 먼저 들어가 민 사장님께 말씀드릴 건데, 혹시 전해줬으면 하는 말이 있나요?”

이 말로 민도준이 만나줄지 만나주지 않을지 결론 날 수 있기에 권하윤은 뭐라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은 입 속에서 맴돌 뿐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윽고 잔뜩 흥분한 얼굴이 점점 진정을 되찾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때문에 화영이 대신 전하게 될 말은 그저 침묵뿐이었다.

복도에 선 권하윤은 화영이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난 방문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문짝은 매우 얇아 보였지만 하필이면 권하윤의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그렇게 복도에서 기다리는 동안 권하윤은 문이 열릴까 봐 긴장되는 한편 이대로 열리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몇 세기가 흐른 것 같은 몇 분의 기다림 속에서 권하윤의 심장은 점점 타들어 갔다.

그러다가 결국 복도에서 맴도는 무거운 공기에 짓눌려 이대로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던 그때, 화영이 끝내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하지만 권하윤의 긴장 가득한 눈을 보자 화영은 끝내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 애써 곧게 펴고 있던 등줄기에 힘이 쭉 빠지면서 권하윤은 벽을 짚었다.

“하윤 씨, 괜찮아요?”

권하윤은 애써 미소를 지어냈다.

“괜찮아요. 애써 줘서 고마워요.”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화영의 눈에서 약간의 안타까움이 흘러나왔다.

“민 사장님은 원체 변덕스러우니 며칠 후면…….”

“아니에요.”

권하윤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아까…… 제가 떠나는 걸 도와줄 수 있다고 했죠?”

화영은 권하윤의 태도 변화에 놀란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면 오늘 밤은 괜찮나요?”

-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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