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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끝까지 싸우려 하다

분위기는 점점 이상해졌지만 민도준은 아예 무시한 채 오히려 공태준을 위로했다.

“괜찮아요, 공 가주. 이번 기회를 못 잡았다면 다음 기회가 있으니 너무 상심해 마세요.”

이런 상황에서 민도준의 위로는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과 같았다.

아무리 교양 있는 공태준이라도 이것만은 참지 못하겠는지 얼굴만큼 어두워진 목소리로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그래요. 앞으로 시간은 많으니 가르침을 주세요.”

이건 끝까지 싸워보자는 일종의 도전장이었다.

방 안은 마치 가스라도 들어찬 듯 불씨만 있으면 바로 터질 것만 같았다.

심지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권하윤은 어깨를 누르는 힘이 한층 더해졌다는 걸 느꼈다.

그때, 등 뒤에서 장난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르침이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오늘의 일은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른 사람들은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랐지만 권하윤은 공태준이 뒤에서 무슨 작당을 꾸몄는지 알고 있었기에 민도준의 성격으로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민도준의 시비를 거는 말투에 공태준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죠?”

민도준은 마치 피곤한 듯 권하윤의 어깨를 스치며 팔을 앞으로 뻗더니 상체를 아예 권하윤의 어깨에 기댔다.

그러더니 공태준을 위아래로 훑으며 아쉬운 듯 말을 꺼냈다.

“공 가주처럼 조심성 많은 분이 여자 하나 때문에 저와 틀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민도준은 권하윤의 턱을 잡고 자기 쪽으로 돌리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의 얼굴을 훑었다.

“제수씨, 어쩔 거야? 공 가주의 혼을 쏙 빼놓았으니 이제 어쩌면 좋아?”

분명 자유로워 보이는 자세와 가벼운 말투였지만 권하윤은 그 말속에 숨은 위험을 감지했다.

이에 고개를 마구 저으며 자기 눈을 깜빡이며 결백을 증명하려고 애썼다.

“저 안 그랬어요. 정말이에요…….”

“응? 아니라고? 그렇다면 공 가주가 짝사랑이라도 한다는 거야?”

어이없다는 듯 내뱉은 민도준의 말에는 약간의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걸 공 가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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