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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바래다 주려고 왔어

권하윤은 민도준의 힘 때문에 일순 뒤로 당겨졌다. 심지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자기를 바라보는 무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공태준이 막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가는 권하윤과 민도준을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오히려 붙잡지도 않는 그 행동에 권하윤은 더 불안했다.

“왜 그래? 정신을 룸에 두고 왔어?”

권하윤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자기가 이미 밖으로 나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아까와 같은 긴장감이 더 이상 흐르지 않았지만 민도준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자꾸만 고개를 쳐들었다.

심지어 시선이 흐릿해지고 동작마저 뻣뻣해졌다.

“그, 도준 씨가 여긴 어떻게 왔어요?”

“하윤 씨 바래다주려고 왔지.”

권하윤이 멍한 표정을 짓자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뭐야? 모른 척하는 거야?”

그제야 민도준이 경성을 떠나는 일을 가리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민도준이 제일 먼저 꺼낸 말이 이 말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권하윤은 어안이 벙벙했다.

‘아, 나를 바래다주려고 온 거구나.’

그런데…….

권하윤은 막연한 표정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저, 저 사실…….”

민도준은 권하윤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턱을 들어 차를 가리켰다.

“차는 저기 있으니까 가 봐.”

아니나 다를까 등 뒤에는 검은색 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차를 힐끗 보다가 고개를 돌려 민도준을 바라봤지만 그는 별다른 표정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눈꼬리에 귀찮음이 가득 묻어 있었고 담배를 꺼내 입에 문 채 권하윤을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공태준 앞에서 한 연극을 진짜라고 믿었다니.’

순간 웃음이 났다.

‘도준 씨가 정말로 예전의 일을 없던 일로 여길 거라고 생각하다니. 도준 씨를 죽이려 했으면서 나도 참 순진하네…….’

씁쓸함이 가슴을 휘감더니 눈물이 자꾸만 앞을 가렸다.

눈을 깜빡이며 눈물을 날려버리면 잠시 뒤 또 고여왔다.

‘이제 가야 해. 지금 안 갔다가 공태준이 내 진짜 신분으로 위협이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도준 씨가 공은채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데 원수의 딸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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