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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미안함일까 미련일까?

위층.

민도준은 창가에 서서 권하윤이 차에 내려 비틀거리며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높은 건물 옆에 서 있으니 권하윤의 작은 몸집이 더 작게 보여 바람만 불면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때, 등 뒤에서 한민혁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준 형, 하윤 씨 이미 갔어.”

“응.”

말을 전한 뒤 한민혁은 바로 떠나지 않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사실 형이 병원에 있을 때 권하윤 씨가 여기 지켜내느라 엄청 고생했어. 공 가주를 찾아간 것도 형네 식구들을 누르기 위해서였고. 하윤 씨가 아니라면 여기 이미 아수라장이 됐을 거야.”

“그래?”

민도준은 몸을 돌려 가르침을 바라는 듯 물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섬뜩한 말투에 숨은 뜻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한민혁은 그간 이바닥에서 굴렀다고 말할 자격도 없을 거다.

이윽고 한민혁은 자기 입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말을 바꾸었다.

“그냥 헛소리 한 거야. 형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거지 내 말이 뭐라고. 흘려들어 하하하.”

민도준은 한민혁을 무시한 채 소파에 앉았다.

눈살을 한껏 구긴 민도준의 모습에 한민혁은 걱정되는 듯 입을 열었다.

“도준 형, 괜찮겠어? 의사라도 부를까?”

“필요 없어. 안 죽어.”

민도준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자 한민혁은 더 이상 방해하지 않고 얼른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 휴식하고 있어. 나 밖에서 대기하고 있으니까 일 있으면 나 부르고. “

문이 다시 닫히자 소파에서 눈을 감은 채 누워있던 남자의 입꼬리는 비아냥거리는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그렇게 떠날 수 없다면 내 술잔에 그렇게 고민도 없이 약을 탔을까? 하, 본인도 아마 미안한지 아니면 미련인지 구분을 못 하겠지.’

하지만 그게 뭐가 됐든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았다.

‘길들지 않은 것도 모자라 오히려 나를 물려고 했으면서 내가 부처님이라도 되는 줄 아나?’

살짝 눈을 붙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소리와 함께 음식 냄새가 풍겨 들어왔다.

조심스러운 발소리를 보니 한민혁이 아닌 건 분명했다.

아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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