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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내 곁에 있고 싶다고?

“내 곁에 있고 싶다고?”

“네!”

권하윤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민도준은 끝내 허리를 숙여 양손으로 침대를 짚으며 권하윤 앞에 바싹 다가갔다. 하지만 친근한 동작과는 달리 입꼬리에 알 수 없는 미소가 걸렸다.

“잊었어? 민씨 저택에서 내가 기회를 줬을 텐데?”

민씨 저택?

순간 매원에서 드레스를 고를 때 민도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무슨 뜻이냐면, 하윤 씨가 죽기 살기로 나한테 시집오겠다고 하면 내가 승현이를 대신할 수도 있다는 소리야.’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야. 제수씨, 잘 생각해.’

하지만 그때 권하윤은 성은우의 죽음 때문에 민도준을 미워하고 있어 죽이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었다.

더욱이 너무 가능성이 없는 얘기를 한다는 생각에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민도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권하윤은 이제야 뭔가를 알아차린 듯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만약 제가 그날 동의하면, 정말 저랑 결혼 할 생각이었어요?”

“응.”

민도준의 가벼운 대답에 권하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잇따라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심장을 조여왔다.

‘도준 씨는 그날 나랑 결혼하려고 했는데, 나는 도준 씨를 죽이려 한 거네.’

어쩐지, 그제야 그날 화를 내던 민도준이 이해가 됐다.

순간 배짱이 사라진 권하윤은 어깨가 축 처지더니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미안해요. 몰랐어요. 저는 그저 도준 씨가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어요.”

아래로 떨군 고개가 억지로 들려 권하윤에게 움츠러들 여지도 주지 않더니 잇따라 민도준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몰랐던 게 아니라 알고 싶지도 않았겠지.”

더 이상 피할 수도 없게 된 권하윤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민도준의 말이 사실이니까.

그때 권하윤은 성은우를 위해 복수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민도준을 본능적으로 피하고 있었기에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권하윤이 미안함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 민도준이 또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참, 그때뿐만이 아니라 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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