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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과하게 보충하다

분명 민도준이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권하윤은 몸 안에 자꾸만 불덩이가 타오르는 것 같아 미칠 지경이었다.

이건 약물을 마셨을 때 느꼈던 기세등등하게 솟아오르는 욕망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해소되지 않는 갈증 같았다.

심지어 그런 갈증은 온몸의 신경을 갉아 먹고 있었다.

권하윤이 자기를 바라보며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자 민도준은 재밌다는 듯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하지만 권하윤은 자기를 그냥 내버려 두는 민도준을 비겁하다고 생각할 새가 없었다. 이미 온 신경이 담배를 낀 긴 손가락에 집중되어 있었으니까.

핏줄이 튀어나온 손등이 희뿌연 연기에 가려져 야릇하면서도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눈시울이 저도 모르게 따가워지고 따라서 몸 안도 열기가 차올랐다.

민도준은 재밌는 듯 권하윤을 바라봤다. 그가 권하윤에게 먹였던 음식을 만약 남자가 먹었다면 지금쯤 아마 욕망에 휘둘려 미쳐버렸을 거다.

‘그런 걸 덜컥 사 와서 나한테 먹이려 하는 건 우리 제수씨밖에 더 있을까?’

민도준은 담배를 끝까지 피우고 천천히 일어났다.

그때 권하윤도 따라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권하윤의 목소리는 어느새 쉬었는지 쇠를 긁는 소리가 났다.

“도준 씨, 어디 가요?”

“샤워하러.”

민도준은 발갛게 상기된 권하윤의 얼굴을 바라봤다.

“왜? 같이 씻으려고?”

당장이라도 덮쳐버리고 싶은 걸 겨우 의지로 버티고 있는데 같이 샤워하자니?

그건 죽으라는 거나 다름없을 거다.

권하윤은 얼른 고개를 저으며 자기의 뜻을 밝히자 민도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밖에서 기다려.”

권하윤은 그 말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서 멀어지면 복잡하던 마음도 진정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욕실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에 권하윤의 머리는 갑자기 상상도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때, 인중이 뜨거워지더니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휴지를 찾다 못 한 권하윤은 코를 막은 채 욕실 문을 두드렸다.

“저, 저 세수만 좀 하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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