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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분출

권하윤은 손에는 공태준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임시로 잡아든 몽둥이가 아직도 쥐여 있었다.

바닥에 개처럼 쓰러져 있는 민승현을 보고 있자니 그가 어떻게 조 사장과 짜고 모략을 꾸몄을지 눈앞에 선했다.

갑자기 들끓는 분노에 뼈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몽둥이를 꽉 쥔 권하윤은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한 채 분노를 분출하듯 세게 아래로 내리쳤다.

그 모습을 공태준은 묵묵히 지켜봤다.

그러던 그때, 갑자기 전해진 고통에 민승현은 깼는지 눈을 가늘게 뜨더니 권하윤을 보자마자 불같이 화를 냈다.

“젠장…… 아!”

머리에 일격을 가하자 가뜩이나 깨질 듯 아프던 머리에 고통이 더해졌는지 민승현은 귀신이라도 부르는 것처럼 꽥꽥 소리 질렀다.

심지어 시선 끝에 희미하게 걸리는 공태준을 발견하고는 분노가 더해졌는지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

“젠장! 네가 감히 나를 때려? 아!”

“공태준! 권하윤은 민도준이 놀다 버린 년이야! 다른 사람이 비웃을까…… 아…… 겁나지도 않아?”

“남이 놀다 버린 걸 주어가다니…… 아! 그만 때려…… 아!”

비명과 섞인 욕지거리가 이따금 들려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사라졌다.

심지어 상대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데 권하윤이 여전히 힘을 줄이지 않고 내리치자 공태준은 끝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계속 때리면 죽어요.”

권하윤은 그 소리도 전혀 듣지 못한 듯 기계적으로 울분을 토해냈다.

이에 공태준은 힘껏 내리치는 권하윤의 손목을 잡으며 낮게 타일렀다.

“민승현이 죽는 건 저도 상관 안 해요. 하지만 이 자식이 오늘 하윤 씨를 데리고 갔는데 이때 죽게 되면 처리하기 곤란해요. 하윤 씨가 원한다면 내가 나중에 처리해 줄게요.”

손바닥의 차가운 온도가 옷소매를 뚫고 손목에 전해지자 권하윤은 본능적으로 손을 뿌리쳤다.

그와 동시에 피가 묻은 몽둥이도 바닥에 그대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제야 권하윤은 비틀거리며 창고를 나섰다.

때마침 중앙에 걸려있는 태양은 뜨겁다 못해 독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갑자기 눈앞이 번쩍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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