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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공태준 찾아갔지?

한민혁이 핸드폰을 들고 병실로 돌아왔을 때 눈동자는 불안한 듯 데굴데굴 굴렀다.

그리고 그 시각, 병상에 있는 남자는 환자복을 입었는데도 날 때부터 타고난 듯한 강압적인 분위기를 숨길 수 없었다.

남자는 중상을 입었다 이제 막 회복한 느낌보다는 오히려 임시 잠들었다가 꿈자리가 사나워 불쾌해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삐딱하게 병상에 기대 다리를 꼰 채 앉아 있던 남자는 눈을 들어 한민혁을 힐끗 바라봤다.

“할 말 있으면 해.”

“어, 권하윤 씨가 블랙썬에 물건을 놓고 갔대.”

한민혁은 민도준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요즘 두 번 정도 만났었는데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던데, 형도 이미 깨어났으니 알려주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

민도준은 느릿하게 대답하면서 턱을 들어 창문을 가리켰다.

“저기로 먼저 뛰어내려서 꿈으로 말이라도 전해 줘.”

“하하. 그 점쟁이가 그러는데 난 고 층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안 된대. 못 들은 거로 해.”

물론 민도준이 듣기 귀찮아한다는 걸 알았지만 권하윤이 공태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알릴 필요가 있었기에 한민혁은 눈을 딱 감고 입을 열었다.

어찌 됐든 형님이 병상에서 일어났을 때 권하윤을 홀라당 남한테 뺏기 가라도 하면 안 되니까.

“그리고 형이 사고 나기 바쁘게 형네 집안 식구들이 한동안 난리도 아니었어. 권하윤 씨가 도움을 많이 줘서 그나마 잠잠해졌지만.”

“하.”

민도준은 나지막하게 웃었다.

“공태준 찾아갔지?”

“응…….”

한민혁은 기가 죽은 목소리로 낮게 대답하고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이건 다 형을 생각해서 그런 걸 거야.”

민도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입에 담배를 물었다.

하지만 라이터를 켜려는 순간, 병실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웬 여인 하나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 여인은 훤칠한 키와 글래머러스한 몸매, 그리고 화려한 용모를 지녔지만 차가운 눈동자 때문에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도시락을 들고 들어온 화영의 모습에 한민혁은 얼른 앞으로 다가가 도시락을 받아 들었다.

“이리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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