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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어울리지 않으면 됐어

권하윤은 민도준이 당연히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도준은 오히려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어울리지 않으면 됐어. 나중에 결혼 선물 좋은 거 챙겨줄게. 어때?”

이토록 변덕스러운 민도준의 성정 때문에 권하윤은 오히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렇다면 미리 감사드립니다.”

어색한 미소로 대답하며 어디에 둘지 몰라 허공에서 헤매던 손을 다시 무릎 위에 올려놓은 잡지 위에 올렸다.

“저기, 정장은 계속 고를까요?”

“필요 없어.”

민도준은 가볍게 웃으며 손등으로 권하윤의 얼굴을 톡톡 두드렸다.

“드레스나 잘 골라.”

이윽고 권하윤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먼저 일어났다.

권하윤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민도준의 외투를 손에 든 채 조건반사적으로 물었다.

“가시려고요?”

“응.”

“그러면 밤에 올 거예요?”

민도준은 차키를 움켜쥐며 권하윤을 흘겨보았다.

“아니.”

남자의 단호한 말투에 권하윤은 한참 동안 입을 뻥긋거리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눈을 내리깔았다.

“네. 조심히 가세요.”

민도준이 떠나자 거실은 다시 적막이 흘러들었다. 정교한 천장이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사람을 답답하게 했다.

권하윤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테이블 위에 엉망진창으로 널린 잡지를 다시 펼쳐 들었다.

그러다가 결국은 민도준이 예쁘다고 했던 드레스를 고르고 식 끝나고 입을 한복을 골랐다.

민씨 가문이 아무리 유서 깊은 집안이라 할지라도 전통 혼례를 치를 건 아니기에 호텔 식장을 빌려 손님을 맞이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식을 치러야 했다.

그렇다고 디자인만 고른다고 끝나는 건 아니었다. 옷을 권하윤의 사이즈와 이미지에 맞게 수선해야 하기에 디자이너와 연락을 취해야 했다.

하지만 권하윤은 매원에 계속 남이 있고 싶지 않아 직접 웨딩 숍으로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권하윤은 고민 끝에 권희연도 불러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권씨 집안의 일을 잘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었다.

웨딩 숍.

“드레스에 어울리는 베일은 총 세 가지가 있는데 서로 다른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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