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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나랑 결혼하고 싶어?

다시 생각해 보니 남성 정장은 모두 비슷한 디자인이니 민도준이 결혼식 하객으로서 옷을 고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이에 권하윤은 얼른 잡지를 손에 들었다.

열심히 정장을 고르고 있는 권하윤은 고개를 숙인 탓에 가는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났고 긴 머리카락은 나른하게 흐트러져 부드러움을 더해주었다.

모든 페이지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여다보는 모습은 심지어 꽤 진지해 보였다.

민도준은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더니 손에 쥔 담배를 꺼버리고는 권하윤을 뒤에서 안으며 그녀의 손이 가리킨 곳을 바라봤다.

“다 골랐어?”

“네.”

권하윤은 검은 정장 하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이거 어때요?”

민도준의 온 신경은 옷이 아니라 축 늘어진 그녀의 진주 귀걸이에 집중됐다.

“검은색은 경사스럽지 못하잖아.”

말투마저 가볍고 느릿했다.

권하윤은 이번에 회색 정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건 어때요?”

“회색? 별로.”

“그렇다면 다크그린은 어때요?”

“오, 이건 승현이 한테 어울리겠네.”

“…….”

민도준이 자기를 놀린다는 걸 알아차린 권하윤은 잡지를 덮어버리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제야 민도준의 눈에도 살짝 뿔 나 있는 권하윤의 모습이 들어왔는지 경망스럽게 그녀의 귀걸이를 톡톡 건드리며 입을 열었다.

“인내심이 이것밖에 안 돼?”

애석하게도 진주마저 주인의 기분을 눈치채지 못한 듯 신이 나서 흔들거리며 권하윤의 속을 뒤집었다.

“그저 격식 차리는 것뿐이니 도준 씨도 신경 쓸 거 없어요.”

“응?”

민도준은 중독되기라도 한 것처럼 끊임없이 권하윤의 진주 귀걸이를 괴롭혔다.

“격식 차리는 거라니? 그건 모르는 일이지.”

“네?”

권하윤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린 순간 마침 민도준의 고혹적인 눈과 마주쳤다.

이윽고 남자의 눈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

“무슨 뜻이냐면, 하윤 씨가 죽기 살기로 나한테 시집오겠다고 하면 내가 승현이를 대신할 수도 있다는 소리야.”

순간 멍해졌다.

물론 농담조로 한 말 같았지만 그 말에 담긴 의미는 사람을 당황하게 했다.

이윽고 애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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