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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그렇게 이기고 싶어?

벌써 취했는지 눈동자가 흐릿해진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흥미로운 듯 그녀의 무거운 고개를 받쳐 들었다.

“계속할래?”

한참이 걸려서야 초점이 맞춰진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더니 권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민도준의 엄지가 와인색을 입은 그녀의 입술을 슬쩍 문질러댔다.

“뭐야? 나 그렇게 이기고 싶어?”

“빨리요. 저 작은 수자요.”

권하윤이 나지막하게 웅얼거렸다.

민도준이 한 손으로 그녀를 안고 다른 한 손을 뻗어 주사위 컵을 잡았다. 하지만 그러기 바쁘게 그의 품속에 있던 권하윤이 갑자기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멈추지 마요. 제가 멈추라고 하면 멈춰야 돼요.”

이윽고 그녀는 주사위가 컵을 치며 “짤그락”대는 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민도준의 팔을 잡아당겼다.

“멈춰요.”

술에 취해 잔뜩 높아진 그녀의 톤과 명령하는 말투에도 민도준은 화를내지 않고 고분고분 따랐다.

그리고 그때, 권하윤이 자신만만한 듯 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판은 무조건 이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컵 아래의 주사위는 6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지럽던 머리는 숫자를 확인하고 난 뒤 더 어질거렸다. 이윽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너무 취해서 잘못 봤나 보네.”

민도준은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권하윤을 다시 잡아 오더니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설마 룰을 안 지킬 거야? 진 사람이 마시기로 했잖아.”

연거푸 와인 몇 잔을 들이켠 권하윤은 속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더워져 정신이 혼미해졌고 심지어 본인이 뭘 하려고 했던지조차 잊어버린 채로 민도준의 품속으로 숨어들었다.

“내일 마실게요. 내일…….”

하지만 얼마 피하지 못하고 민도준에게 다시 잡혔다.

“자기야. 도박을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오늘 일은 오늘 끝을 봐야지. 자, 마셔.”

곧이어 술잔이 입가에 닿는 바람에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었다.

민도준도 당연하다는 듯 그녀가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권하윤이 갑자기 그의 목덜미를 팔로 감더니 술을 머금은 채 입술을 그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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