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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불합격

“뭐, 그럭저럭.”

민도준은 그녀의 머리를 쓸어 넘기는 동작을 멈추지 않은 채 나른한 콧소리로 대답했다.

“그런데 알아서 한다고 했었잖아?”

이윽고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그의 손가락이 아래로 쭉 미끄러져 내리며 권하윤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불합격이야.”

“다, 다음에 할게요.”

권하윤은 말문이 막힌 듯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민도준의 눈치를 살폈다.

“저기, 기분이 괜찮다면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민도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봤다.

“그 개자식이 아직 살아 있냐고?”

숨이 턱 막혔지만 권하윤은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죽었어.”

짤막한 세 글자는 권하윤의 희망을 반쯤 꺼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말을 믿고 싶지는 않았다. 애써 몸을 일으킨 그녀는 민도준과 눈을 마주하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도준 씨도 그때 오해였다고 말했잖아요. 그러니까 장난치지 마세요. 네?”

민도준은 재밌다는 듯 피식 웃으며 그녀의 뒤통수를 꾹꾹 눌러댔다.

“꿈은 하윤 씨가 꿨으면서 내가 깨웠다고 탓하는 거야?”

권하윤의 머리는 그의 힘에 밀려 앞으로 살짝 치우쳤다. 하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반짝거리던 눈빛은 어느새 희망이 완전히 점멸된 듯 어두워졌다.

따뜻하던 몸의 온도마저 이내 식어버려 벗어나려고 몸을 움직였지만 민도준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왜? 그 개자식이 죽었다니까 방금 전 행동이 후회 돼?”

권하윤은 이내 고개를 피했다. 하지만 아직 부탁해야 할 일이 남았기에 하는 수 없이 그의 비위에 맞춰야 했다.

솔직히 그의 말은 아무리 들어도 귀에 너무나도 거슬렸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또 진짜일까 봐 겁이 났다.

이에 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피곤해서 그래요.”

민도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그녀의 속마음을 까발리지는 않았다.

이윽고 침대에서 내리더니 따라 내리는 권하윤의 어깨를 눌러 다시 침대에 앉혔다.

“여기서 자.”

“여기서요?”

권하윤은 어리둥절했다.

그때 겉옷을 입은 민도준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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