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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합방도 도와줄 수 있어

민상철의 낯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그게 무슨 뜻이냐? 설마 거절하겠다는 뜻이냐?”

권하윤은 낮은 한숨을 내뱉었다.

“거절이라니요. 할아버님께서 저한테 그렇게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거절하면 너무한 거죠. 권씨 가문이 이렇게 됐는데도 저를 받아주고 잘먹고 잘 살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하니 저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게 있다면…….”

권하윤이 말끝을 흐렸지만 민상철은 당연히 이해했다. 그녀가 민도준이 방해를 할까 봐 두려워한다는 것을.

한편, 권하윤은 말하면서 민상철의 눈치를 살폈다.

솔직히 그녀가 이 한마디를 내뱉은 건 엄청난 모험이다. 만약 민상철이 그녀가 귀찮다고 생각해 뒤탈을 없애려고 한다면 그녀는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도박을 하는 거다. 물론 뭔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민상철이 아직은 자기 목숨을 함부로 하지 않을 거라고.

침묵이 이어질수록 권하윤의 심장도 따라서 쪼그라들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민상철의 눈빛은 마치 붉게 물든 칼날 같아 보였다. 언뜻 보기에는 녹이 쓸어 사용할 수 없어 보이지만 찬찬히 보면 그 붉은 자국이 모두 핏자국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권하윤은 심지어 민상철이 이미 자기를 죽이려고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때 민상철의 덤덤한 말투가 귀에 들려왔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한다는 거냐? 네 뜻을 말해보거라.”

그 말에 권하윤은 겨우 낮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모든 게 저 때문에 일어났으니 제가 떠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하.”

민상철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

“떠나려는 거니? 아니면 시간을 벌려는 거니?”

권하윤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물론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녀가 어렵사리 민도준이라는 뒷배가 생겼으니 그에게 매달리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민상철의 그런 의심을 한두 마디로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때문에 권하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이에 그녀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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