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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마음 아프네

민도준은 된다, 안된다 말도 없이 울며 애원하는 권하윤을 빤히 바라봤다.

예전의 그녀는 언제나 겉으로 얌전한 모습을 하면서 속으로는 쉽게 길들지 않는 오만함을 숨기고 있어 기회만 있으면 본모습을 드러냈다가 모질게 마음먹고 혼내주려고 하면 또 불쌍한 척 연기하며 가식적인 모습으로 그의 동정을 사곤 했다.

하지만 성은우 그놈이 나타난 뒤로 그녀는 완전히 변했다. 온몸의 가시를 바짝 세운 채 그를 경계했고 스스로 자신의 적대심을 잘 숨겼다고 생각하는 듯했지만 민도준은 언제나 그녀의 눈에서 원망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녀는 바짝 세웠던 가시와 가식적인 모습마저 모두 뜯어낸 채 처량한 모습으로 그에게 애원하고 있다.

심지어 그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그의 손을 들어 자기 몸에 갖다 댔다.

“저 앞으로 별장에서 아무 데도 가지 않고 도준 씨만 기다릴게요. 도준 씨가 보고 싶을 때면 찾아올 수 있게. 네? 제발요, 도준 씨.”

긴 속눈썹마저 눈물에 젖어 파르르 떨리는 애처로운 모습을 보자 민도준은 웃으며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싫은데.”

다정한 동작과 달리 온도 없는 대답에 권하윤은 몸이 굳어버렸다. 일순 눈에 드리웠던 마지막 희망도 점점 점멸되었다.

민도준이 얼굴을 만지작대며 눈물을 닦아주고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겨주는 와중에도 권하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자, 이제 하윤 씨 어머니 뵈러 가야지.”

그녀는 멍하니 그의 손에 이끌려 몇 발짝 걸었다. 그사이 흐른 짤막한 몇 초간 그녀는 수많은 생각을 했다.

‘도준 씨가 그동안 나와 오랜 시간 어울린 건 그래도 나를 어느 정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의미 아닐까? 내가 만약 공은채 씨의 죽음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친다면 지난날의 인연을 봐서라도 우리 가족은 내버려 두지 않을까?’

손바닥 안에 감싸 쥔 작은 손이 점점 차가워지자 민도준은 웃으며 권하윤을 품에 끌어들였다.

“벌써 이렇게 겁먹으면 이따가 어떡하려고 그래?”

권하윤은 눈을 내리깐 채 여전히 침묵을 유지했다.

엘리베이터가 마침 멈춰서자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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