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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뭐가 그렇게 급해?

“고객님, 여기 앉으세요.”

권하윤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았지만 그 순간까지도 하얗게 질린 안색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반쯤 정신이 딴 데 팔린 채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파운데이션이 묻은 브러시로 하얗게 질린 얼굴을 덮어주는 걸 무뚝뚝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점점 지쳐가고 있을 때 조용하던 복도가 갑자기 왁자지껄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하객들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다행히 그 누구도 메이크업실에 들어오지 않아 그녀가 복잡한 심정을 정리하는데 충분했다.

화장이 끝나자 메이크업 아티슽트는 권하윤의 긴 머리에 웨이브를 넣어주었다.

선명한 웨이브가 주는 섹시함이 아닌 보일듯 말듯한 곡선이 그녀의 여성스러움과 매력을 한껏 도드라지게 했다.

고대기를 내려놓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참지 못하고 칭찬을 늘어놓았다.

“고객님, 너무 예쁘네요.”

“고마워요.”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억지 미소를 지은 권하윤이 대답했다.

그녀의 태도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상대가 자기 말에 진심이 담기지 않았다고 의심하는 것 같아 진지한 태도로 말을 보탰다.

“정말이에요. 고객님의 머릿결 정말 좋아요. 이렇게 비단결 같은 머리 못 본 지 정말 오래됐거든요.”

그녀는 말하면서 참지 못하고 권하윤의 머리를 몇 번 만졌다.

익숙한 화면에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민도준을 떠올렸다.

그 때문에 애써 되찾았던 침착은 다시 금이 가고 말았다.

심지어 드레스로 갈아입을 때까지 넋을 놓고 있다가 스스로 한번 거울을 보라는 아티스트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가 입은 옷은 민도준이 골라줬던 연두색 드레스다.

살짝 수선된 허리 라인을 따라 골반 아래로 축 떨어지는 디자인은 너무 과하지 않아 권하윤에게 잘 어울렸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치마 끝자락을 정리해 주다가 일어서더니 또다시 칭찬을 해댔다.

“고객님 몸매가 참 좋으시네요.”

“…….”

하지만 곧 있으면 이 방을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권하윤은 웃을 수가 없었다.

권씨 가문에 큰 이변이 일어났는데 그녀가 이런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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