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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파란

병원.

“검사 결과 환자분께서 임신을 하기 위해 배란촉진제를 투여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성분을 봤을 때 국내에서 생산된 약이 아니라 부작용도 확인이 어렵고요. 게다가 곧바로 자극성 약물을 복용한 바람에 이상 반응이 생겨 자궁 경련을 유발한 겁니다.”

한참 동안 설명하던 여의사는 안타까운 듯 눈살을 찌푸렸다.

“확인된 성분만 봤을 때 임신을 촉진할 수는 있지만 부작용이 많고 환자분의 몸에 손상을 가할 수 있는 성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성 촉진제까지 먹었으니 목숨을 건진 게 천만다행이에요.”

고통스러운 듯 침대에 웅크리고 있는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평소와 달리 여의사의 질책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저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언제 깨어날 수 있나요?”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두 가지 약물을 함께 복용한 것에 대한 임상 사례가 없다 보니 환자분 몸이 버텨주는 데에 달렸습니다.”

“음-”

때마침 들려오는 권하윤의 신음소리에 민도준은 침대 곁으로 걸어갔다.

검사의 편리를 위해 이미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권하윤은 헐렁한 소매 사이로 가느다란 손목을 빼내 자기 자신을 꼭 끌어안고 있었고 머리는 어느새 베개에서 미끄러져 팔 안에 파묻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극도로 불안한 듯한 자세였다.

분명 고통이 극에 달했을 법한데도 그녀는 소리가 새어 나오지 않게 하려고 자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건 그녀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아파도 조심성을 잃지 않는 모습.

타들어 갈 것처럼 뜨거운 몸 때문에 입까지 말라 침을 넘길 때마다 목구멍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옆에서 한참 지켜보던 민도준은 소파에 털썩 앉으며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민 사장님?”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권미란의 목소리에는 조심성이 가득 묻어있었다.

그때 민도준이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빙빙 돌리며 건방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권 여사님, 바쁘신가요?”

-

권하윤이 깨어났을 때 주위는 온통 캄캄했다.

막 움직이려 했을 때 가슴에 가로 놓인 팔이 꽉 누르고 있어 꿈쩍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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