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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두 사람의 약혼

권하윤은 뇌리를 스치는 생각을 이내 부정했다.

‘아니야, 아닐 거야. 권미란이 이렇게 쉽게 비밀을 다른 사람한테 말했을 리 없어.’

다시 마음을 가다듬은 그녀는 눈을 들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희 어머니랑 무슨 대화 했는데요?”

“맞혀봐.”

“설마 우리의 일은 아니겠죠?”

“음흠.”

씩 웃으며 말하는 민도준의 모습에 권하윤은 숨이 턱 막혀왔다. 그녀는 심지어 권미란이 그 소식을 접했을 때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

권희연을 열심히 교육하여 소문까지 만들어 냈는데도 민도준을 꿰어내지 못했는데 오히려 가짜인 그녀가 민도준의 눈에 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권미란이 이제 자기와 민도준의 관계를 알았으니 자기를 이용해 민도준에게서 이것저것 떼어내려 할 거라는 게 더 걱정스러웠다.

권미란의 손에 가족이 잡혀 있는 이상 그녀에게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것 또한 그녀가 민도준과의 관계를 권미란한테 들키지 않으려 애쓴 이유다.

자유를 얻기 전에 그녀가 쥐고 있는 패는 오히려 권미란이 그녀를 부려 먹을 이유가 될 테니까.

권하윤의 저촉된 정서를 단번에 눈치챈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장난쳤다.

“어린 나이에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아는 게 그렇게 무서워?”

“그게…….”

잠깐 머뭇거리던 권하윤은 끝내 입을 열었다.

“권씨 가문에서 저를 내세워 도준 씨한테 뭐라도 뜯어낼까 봐 그래요.”

그녀의 대답이 재밌었는지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문지르더니 웃음기 섞인 낮은 목소리를 뱉어냈다.

“하윤 씨도 그랬으면서 권씨 가문 하나 늘어난다고 달라질 것 없어.”

“…….”

그의 말에 놀란 권하윤은 호박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런 그녀의 멍한 표정이 귀여웠는지 민도준은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으며 마구 흐트러뜨렸다.

“됐어, 놀란 것 좀 봐. 이제 놀리지 않을게.”

그러더니 곧바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저 하윤 씨가 마음에 들었다고 알아서 하라고 했어.”

“그것뿐이었다고요?”

“당연히 아니지. 그 외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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