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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저 만지지 마요, 더러워요

광선을 등진 병실에 복도의 햇빛이 살짝 비집고 들어왔다. 물론 곤혹스러워하는 로건의 얼굴까지 함께 말이다.

그의 표정을 보면 탕수육과 깐풍기 중 뭘 먹을지 고르는 일이 아주 중차대한 일인 것만 같았다.

심지어 대답을 들으면 바로 식당으로 달려갈 것만 같은 결의가 보였다. 하지만 그때, 권희연이 갑자기 얼굴을 감싸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반응에 로건은 많이 놀라 허둥댔지만 여전히 병실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애먼 문짝만 손톱으로 긁어댔다.

“왜 그러세요? 혹시 탕수육과 깐풍기가 다 마음에 안 드세요? 그럴 리가 없는데, 어제 점심에는 분명 맛있다고 했잖아요…….”

점수를 딸 좋은 기회에도 바보처럼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 로건을 보자 권하윤은 한심한 듯 탄성을 자아내더니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으로 들어와 말하면 안 돼요?”

“아? 들어가도 돼요? 알겠어요.”

로건은 얼른 병실로 들어갔지만 여전히 어찌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다.

“희연 씨, 울지 마세요. 메뉴가 마음에 안 들면 닭갈비도 있고, 닭볶음탕, 양갈비, 그리고 제육볶음도 있어요…….”

메뉴를 하나하나 열거하는 로건을 보고 있자니 권하윤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

다행히 더 사납게 우는 권희연의 모습에서 이게 아니라는 걸 알아챈 로건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는 권희연을 보니 그의 마음은 답답하고 괴로웠다.

그런 느낌은 민도준의 주먹에 열 대 정도 맞았을 때보다 더 아팠다.

이윽고 그의 몸은 머리보다 먼저 권희연의 떨리는 어깨를 감싸 안더니 갑자기 바보가 된 것처럼 그대로 굳어버렸다.

‘난 누구? 여긴 어디? 나 지금 권희연 씨한테 무슨 짓을 한 거지?’

이상한 생각이 난무하던 그때 권희연이 갑자기 울면서 몸부림 쳐댔다.

“저 만지지 마요, 더러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코가 찡했다. 하지만 그녀가 뭔가 위로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로건이 손을 풀었다.

그것이 서러웠는지 권희연의 흐느낌은 더 심해졌다. 두 눈은 마치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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