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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대담하게 바람피우다

“큰 숙부님 오셨어요.”

고은지의 말에 민도준은 권하윤에게 장난치던 손을 멈칫하더니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그 틈에 권하윤은 그를 밀어버리고 허둥대며 숨을 곳을 찾아 헤맸다.

그때, 손이 옥죄어 오더니 민도준이 따라 일어났다. 심지어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도 장난칠 마음이 들었는지 그녀의 볼살을 쭉 잡아당겼다.

“놀랄 거 없어. 침대에서 뒹굴다 잡힌 것도 아니고.”

“이거 놔요.”

버둥대며 그의 손에서 빠져나오려는 순간 고은지가 안으로 들어섰다.

일순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린 권하윤은 무의식적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하지만 민도준과 마찬가지로 고은지도 전혀 놀란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큰 숙부님이 정원까지 들어섰어요.”

물론 어색하고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민용재를 상대하는 게 우선이었다.

“저 먼저 갈게요.”

말을 하며 손을 빼내려 버둥댔지만 남자의 손은 마치 뿌리라도 내린 듯 뿌리칠 수 없었다.

심지어 민도준은 바람피우다 들켰다는 자각도 없는 것처럼 고은지의 면전에서 그녀의 손목을 주물럭거렸다.

“멀리 도망가지 마.”

권하윤은 이 상황을 차마 견딜 수 없어 대충 대답하고 안쪽 방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그녀가 몸을 숨기기 바쁘게 민용재가 저택에 들어섰다.

그 시각, 이미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민도준은 나른한 목소리로 그를 맞이했다.

“오셨네요?”

웃어른인 민용재도 서 있는데 까마득한 후배인 민도준이 다리를 꼰 채 삐딱하게 앉아 있으니 상황은 그야말로 난감했다. 하지만 민도준이 여전히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체면이 서지 않은 민용재는 이내 표정을 구겼다.

“참 한가해 보이는구나.”

“아니면요?”

민도준은 느긋하게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더니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숙부님처럼 정신없이 일하다가 아무것도 차지하지 못하고 다 빼앗길까요? 아, 아니지. 아무것도 못 가진 건 아니지.”

이윽고 손가락을 접으며 셈을 헤기 시작했다.

“저 암살하고, 고창호 어르신을 끌어들이고, 과학기술 단지를 손에 넣으려 하다가 일이 모든 일을 다 망쳤죠. 그런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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