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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데이트

‘데이트?’

그녀와 민도준은 보통 데이트 같은 쓸데없는 행위는 건너뛴 채 몸 정만 나누는 관계일 뿐이다.

그렇다고 데이트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순간 그 단어에 권하윤은 강력한 위화감이 들었다.

낯설고 어색했다.

심지어 민도준이 한가하게 그녀와 데이트할 여유가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았다.

이에 은연중 거절 의사를 밝혔다.

“오늘 하루 종일 바삐 보냈으니 얼른 돌아가서 휴식하는 게 어때요?”

“어떻게 그래.”

능청스럽게 대답한 민도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하윤 씨의 건강이 이렇게 좋아졌다는데 제대로 축하해야 하지 않겠어?”

‘또 건강 얘기.’

그 화제에 권하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도준 씨가 원한다면 그래야죠.”

‘그래봤자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거나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것밖에 더 있겠어?’

권하윤은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차는 그녀가 생각한 것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시야에 보이던 고층 건물이 모두 울창한 나무로 변할 때쯤, 권하윤은 이게 데이트가 아니라 생매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덜컥 들었다.

그리고 낮은 단층집마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그녀의 쿵쾅거리는 심장도 점차 정점을 치솟았다.

그러던 그때, 차가 갑자기 급코너링하며 빙 도는 바람에 권하윤의 몸도 따라서 휘청거렸다. 얼른 손잡이를 잡은 그녀는 불안한 눈빛으로 운전석을 바라봤다.

“천천히 운전하면 안 되나요?”

“또 천천히 하라고?”

민도준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리더니 상대의 대답이 들리기도 전에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 때문에 권하윤의 몸은 앞으로 쏠리며 하마터면 안전벨트에 조여 숨이 멎을뻔했다.

“도착했어.”

남자의 말에 창밖을 내다본 권하윤은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마을 하나 보이지 않는 허황한 황무지가 눈에 들어온 순간 그대로 버티고 차에서 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민도준이 그녀보다 한발 빠르게 차 문을 열고 내리며 심지어 조수석 문까지 열어주는 바람에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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