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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공씨 가문

한참을 생각하던 한민혁은 또다시 닭 모이 쫓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권씨 가문이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을 대타로 찾긴 어려웠을 거야. 그런데 그럴 거면 왜 둘을 한꺼번에 입양하지 않았을까?”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호두 하나가 그의 이마를 때렸다.

“아야.”

이윽고 민도준이 의자에서 일어나 앉으며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쿡쿡 찔렀다.

“머리에 좋은 것도 좀 먹어.”

“하하, 그래. 고마워.”

한민혁은 빨갛게 부어오른 이마를 감싸 쥔 채 이를 악물며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호두를 입에 넣고 씹는 순간 그는 정말로 답을 찾았다.

‘아이를 친딸처럼 집에 녹아들게 하려면 권미란은 먼저 가짜 임신을 해야할 텐데 자기도 쌍둥이를 “낳을” 거란 걸 미처 몰랐을 테니까 당연히 하나라고 속였을 거고. 그런데 하나만 임신했다가 갑자기 둘을 낳아 의심을 살 수는 없었을 테니 당연히 하나만 데려갔겠지.’

눈을 빙글빙글 돌리던 한민혁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민도준을 힐끗 바라봤다.

“저기, 만약 그렇다면 지금의 권하윤 씨는 가짜…….”

한창 말하던 그는 갑자기 쏠려오는 눈빛에 하마터면 혀를 깨물뻔한 고비를 넘기고는 이내 말을 바꿨다.

“아니, 그 2.0 버전 아니야? 형 어쩔 셈이야?”

“뭐가 다른데?”

아무렇지 않은 듯 반문하는 민도준의 반응에 한민혁은 입을 뻐금거렸다.

‘하긴, 다를 건 없지. 권씨 가문은 민씨 가문에 며느리로 보내질 도구가 필요한 거고, 민씨 가문은 권하윤이라는 이름의 며느리가 필요하니까. 그 껍데기 속에 어떤 알맹이가 들어있는지는 신경 쓸 사람은 아무도 없지.’

“그렇다면 왜 자꾸만 하윤 씨 신분에 그렇게 목맸던 거야?”

민도준은 그의 말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공태준은 언제 도착해?”

“이번주 말, 형 약혼식에 아마 참석할 거야.”

“하, 날짜 하난 기막히게 택하네.”

담배 연기를 내뱉은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잘 준비해. 공태준도 그동안 고생 좀 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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