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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민도준의 시중을 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권하윤이 스튜디오에 발을 들이기 바쁘게 옷을 갈아입은 고은지가 피팅룸에서 걸어 나왔다.

순백의 오프숄더 드레스는 차갑고 도도한 그녀의 분위기를 더 극대화해 주었다.

해당 스튜디오는 유명 브랜드의 한정판 취급하는 고급 스튜디오인지라 매 디자인당 한벌씩밖에 없다.

더욱이 점원이 고객별로 사이즈 수선까지 도맡아 하는 곳인지라 고은지 곁에는 사이즈 체크를 확인하는 점원이 따라붙었다.

때마침 몸을 돌린 고은지는 눈앞에 나타난 권하윤을 보고 잠깐 놀란듯 하더니 이내 아무 일 없는 듯 점원에게 협조해 주었다.

그리고 그때, 어색한 분위기를 파악한 민시영이 권하윤을 끌고 다른 구석으로 걸어갔다.

“하윤 씨, 이 옷 하윤 씨가 입으면 진짜 예쁠 것 같은데 한번 입어보는 게 어때요?”

등 뒤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권하윤은 당장이라도 상대에게 삼켜질 것 같다는 두려움에 몸을 움츠렸다.

이윽고 피팅룸에서 있었던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올라 이내 거절했다.

“아니에요.”

“하긴, 이 색 너무 화려한 것 같네요.”

두 사람이 드레스를 고르고 있는 사이, 또 다른 점원이 양복 하나를 들고 수줍은 걸음으로 민도준 앞에 다가갔다.

“고객님께서 선택한 양복 수선을 마쳤는데 한번 입어보시겠습니까?”

“그러지.”

민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큰 키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뿜어냈다. 그 때문에 어린 점원은 호흡이 흐트러져 멍하니 서 있었다.

민도준은 아예 넋을 놓고 있는 그녀를 힐끗거리며 낮게 경고했다.

“옷이 저절로 나한테로 날아 오기를 기다리나?”

점원은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눈치챈 듯 말을 더듬으며 거듭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됐어.”

민도준은 고개를 돌려 열심히 드레스를 고르고 있는 권하윤을 힐끗 바라봤다.

“제수씨? 나 좀 도와주지?”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스튜디오에 있던 사람들은 멍하니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그도 그럴 것이, 남녀의 정을 따지면 몇 발짝 떨어지지 않는 곳에 서 있는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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