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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민도준의 도움

지난번 산에서 했을 때는 장소도 한정되어 있었고 또 중간에 다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기껏해야 잠깐 맛본 축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은 넓은 공간과 충족한 시간이 있었기에 흥이 났는지 민도준은 권하윤에게 낮에 입어봤던 야릇한 드레스를 입도록 달랬다.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려 고생을 겪고 난 권하윤은 고급 드레스는 한 번만 입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민도준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눈에 들어온 건 권하윤이 자지 않고 스탠드 등을 보며 멍을 때리는 모습이었다.

“피곤하지 않아?”

“피곤해요. 그것도 엄청.”

지칠 대로 지친 권하윤은 그의 손을 피하며 낮게 중얼거렸다.

“그런데 왜 안 자?”

“저…….”

커다란 손이 머리를 덮으며 상념으로 터질 듯 부푼 머리를 살살 문질러 주자 권하윤은 눈을 내리깔았다.

“저 서원 여고를 폭로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그 학교 재학생과 졸업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민도준이 이미 그녀가 진짜 권하윤이 아니라는 걸 안 마당에 더 이상 권씨 가문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었다.

역시나 그녀의 말을 들은 민도준은 피식 웃으며 흥미로운 듯 그녀의 머리를 자기 쪽으로 돌렸다.

“하윤 씨가 무슨 보살이라도 되는 줄 알아? 중생을 제도하게?”

그의 비꼬는 어조에 마음이 상했는지 권하윤은 고개를 홱 돌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삐졌소 하는 듯 축 처진 작은 얼굴을 보자 민도준은 재밌는 듯 그녀를 품속으로 끌어당기며 코를 잡고 흔들었다.

“왜? 말도 못 해?”

그의 말에 권하윤은 이내 눈살을 찌푸리며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안타까워서 그러죠. 온갖 고생 끝에 겨우 평온한 생활을 누릴 수 있나 했을 텐데 학교 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2차 피해를 봐야 하잖아요.”

“평온한 삶?”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하윤 씨 정말 왜 이렇게 귀엽지?”

분명 칭찬 같은 한마디였지만 권하윤은 그의 입속에서 나온 귀엽다는 단어가 좋은 의미가 아닐 거라고 느껴졌다. 언제나 그녀가 바보 같은 짓을 했을 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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