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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불치병을 치료하다

민도준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자 권하윤은 할 수 없이 한껏 누그러든 태도로 애원했다.

“권효은도 이젠 저 믿고 있어요. 이제 곧 증거도 수집할 수 있으니까 저한테 시간 조금만 더 주시면 안 돼요? 네?”

“좋아. 경성에서 해원까지 이틀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을 잘 이용해 봐.”

점점 기어오르는 권하윤은 한 방 먹이고 난 민도준은 그제야 흥미로운 듯 실험실에 있는 직원들에게 눈길을 주었다.

“내 통화 다들 잘 엿들었나? 이제 내가 당신들 의견 들어볼 차례지?”

그는 분명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장난기 섞인 말을 내뱉었지만 직원들은 저마다 눈치를 살폈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민도준이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전에 제품 품목 책임진 사람이 누구지?”

“저요.”

물은 지 한참이 지나서야 제품 매니저가 쭈뼛쭈뼛 손을 들었다.

“전에 여기에서 가장 돈 되는 제품이 뭐였지?”

“제품의 좋고 나쁨은 다방면으로 판단해야지 하고 수입도 단기 수익인지 장기 수익인지 브랜드 수익인지 고려해야 합니다. 시장에 유입된 뒤의 데이터도 비교해야 최종 결론을 얻을 수 있기에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따로 명령을 받은 제품 매니저는 민도준이 아직 과학기술 단지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는 것만 믿고 말을 빙빙 에둘렀다.

하지만 민도준이 볼 때 그 말들은 그저 하등 쓸모없는 헛소리뿐이었다. 이에 그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복잡하면 계산하지 마.”

대화가 너무 잘 통하자 제품 매니저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그가 고맙다는 인사를 내뱉기도 전에 민도준이 턱을 들어 문을 가리켰다.

“집에 가서 당신 아들 수학 숙제나 봐줘.”

“민 사장님, 그게 무슨…….”

“무슨 뜻이냐고? 짐 싸서 꺼지라고.”

제품 매니저는 민도준이 낙하산으로 회사에 출근한 첫날부터 자기와 같은 고참 직원을 해고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터라 다른 매니저들에게 눈빛을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이미 사적으로 얘기가 오간 다른 매니저들은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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