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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의외의 손님

그 뒤로 권하윤은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찜질방처럼 후덥지근한 옷장에서 언제 들킬지 오를 위기감에 마음을 졸이고 있자니 미칠 것만 같았다.

심지어 숨 쉴 때마다 안에 습기가 차올랐다.

그사이, 권하윤은 권효은이 자기를 찾을까 봐 민도준이 찾아 먼저 간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 메시지에 권효은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고 알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어느덧 반 시간이 흘렀지만 권효은은 여전히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노트북을 닫아버리고 자꾸만 시계를 쳐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권하윤은 아무 소리 없이 이마의 땀을 닦았다. 솔직히 도망치고 싶지만 권효은이 누구를 만나는지는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약 십여분이 흐르자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어지러운 발소리에서 들어온 사람이 한 명뿐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권하윤의 각도에서 볼 때 그들은 모두 다른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옷의 원단이 모두 고급스러워 절대 보통 사람이 아닐 거라는 거였다.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공기가 점차 희박해지며 권하윤의 생존 공간도 위협을 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숨을 죽이고 그들에게 발각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찰칵”하는 문소리가 들렸다.

좁은 문틈으로 확인해 보니 사람들이 열린 문을 통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곧이어 또다시 문소리가 들리더니 방안은 이내 조용해졌다.

권하윤은 섣불리 나가지 않고 문을 조금 더 열어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옷장에서 걸어나왔다.

너무나도 오래 웅크리고 앉아있은 탓에 두 발은 수많은 벌레가 기어오르는 듯 따끔거리고 저릿해 났다. 하지만 그런 걸 상관할 겨를이 없이 권하윤은 사람들이 사라진 방향을 확인했다.

그 위치는 다름 아닌 벽이었는데 위에 커다란 그림이 걸려 있었다.

짙은 물감이 자유자재로 섞여 어찌 보면 예술성이 농후한 작품 같아 보이지만 권하윤은 보면 볼수록 눈앞이 아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그림 뒤에 아까 봤던 통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렇다도 지금 그곳을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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