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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중요한 일

마치 말을 타는 듯 상대를 놀리는 민도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니 권하윤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민용재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곧이어 화가 단단히 난 민용재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게 들려오자 이 틈에 슬그머니 밖으로 도망치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왔다.

그러던 그때, 하늘이 그녀를 돕기라도 한 듯 베란다에 난 작은 문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어색했는데 이참에 얼른 도망쳐야겠어.’

민용재가 떠나기 바쁘게 그녀는 슬그머니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그 시각, 거실에서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던 민도준은 작인 인기척에 입꼬리를 올렸다.

‘하, 이젠 점점 기어오르네. 감히 도망가시겠다?’

그가 마침 담배를 다 피웠을 때 손에 받쳐 든 재떨이가 그의 앞에 쑥 내밀어졌다.

곁눈질로 확인해 보니 아까부터 조용함을 유지한 채 앉아있던 고은지였다.

그는 손에 힘을 준 채 담배를 재떨이에 눌러 끄더니 고은지의 손이 미세하기 떨리기 시작하자 싱긋 웃었다.

“눈치는 있네,”

“도준 씨 일인데 당연히 신경 써야죠.”

떨리는 손목과 달리 평온한 말투였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커다란 손이 그녀의 목을 세게 조여왔다.

갑자기 조여오는 힘에 숨이 막혀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벌겋게 달아올랐다.

“쨍그랑”

이윽고 손에 들려 있던 재떨이마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상대를 죽이려는 듯한 동작에 반해 한없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민도준이 말을 걸어왔다.

“민용재 그 인간을 끌어들인 거 은지 씨잖아. 내가 빚지게 만들려는 속셈인가?”

“…….”

고은지의 눈빛은 순간 자잘하게 흔들렸다. 살려고 숨을 헐떡이며 발버둥 치는 모습이 조금 가엽기까지 했다.

하지만 민도준은 그녀의 눈이 뒤집힐 때까지 손에 힘을 주며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아참, 전에 민승현한테도 같잖은 도움 주려고 했었지? 설마 그 얼굴이 목숨을 건지는 패라도 되는 줄 아나? 아니면 죽음도 두렵지 않은 건가?”

돌아오는 대답은 고요함 뿐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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