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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권미란한테 캐묻다

“말씀하시죠.”

“우리 제수씨 말인데요, 예전에 해원에 갔던 적 있나요?”

살짝 웃으며 꺼낸 민도준의 말에 권미란의 표정은 알게 모르게 굳어버렸다.

‘갑자기 이건 왜 묻지? 설마 뭔가 알게 됐나? 아니면, 권하윤이 알려줬나?’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민 사장이 공씨 가문 가주와 아는 사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인데 권하윤이 자기의 허점을 쉽게 드러낼 리 없어. 더욱이 오빠도 내 손에 있는데.’

몇 초도 안 되는 사이, 권미란은 뭔가 결심을 내린 듯 고개를 저었다.

“우리 집 애들은 어릴 적부터 경성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게다가 지금 세상이 무서운지라 그 애들을 밖에 내보낸 적 없고요.”

“아하, 그러시구나-”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말투에 불안감이 일순 권미란을 덮쳤다.

“권 여사님, 제가 누군지 아시죠?”

“당연하죠. 민 사장님의 명성을 모르는 사람이 경성에 누가 있겠습니까?”

“하, 난 또 모르시는 줄 알았지 뭡니까.”

분명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마치 상대의 껍질을 벗겨낼 것처럼 잔인하고 악랄했다.

“그래서 저를 속이는 줄 알았는데.”

분위기는 갑자기 변하더니 편안하던 공기 속에 찬 바람이 불어 들어 사람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권씨 가문을 관리하면서 쌓은 내공이 있는지라 권미란은 이러한 압박에도 이내 무너지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마음을 다잡고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넷째는 몸이 안 좋아 제가 어릴 때부터 옆에 끼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더욱이 제 말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는 아이이고요. 경성에 있으면서 민 사장님도 소문을 들었을 텐데요.”

그녀가 이토록 대담하게 권하윤에게 가짜 신분을 만들어 줄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진짜 딸 덕분이었다.

만약 없는 사람을 만들어 내면 바로 들통이 날 테지만 권하윤은 원래 있던 사람을 대신한 거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녀의 이름을 조사한다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이 모든 걸 계산한 권미란은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렸다.

“혹시 넷째가 민 사장님의 심기라도 거슬렀나요? 그렇다면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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