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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병 볼 줄 알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공기가 잠시 고요해지더니 사람들은 그제야 반응한 것처럼 하나둘 축하하기 시작했다.

천생연분이네 잘 어울리네 하는 말로 말이다.

축복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민도준은 사람들을 지나 손뼉을 치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멈췄다.

‘하, 아주 열심히도 치네.’

하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기에 옆에서 그를 지켜보던 민상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에 도준이가 가정도 이루지 못해 걱정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성격도 많이 죽인 것 같으니 과학기술 단지는 도준이한테 맡길까 한다.”

그 말을 들은 민용재는 표정이 몇번 바뀌었지만 끝내 고개를 숙였다.

“네, 아버지.”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지만 거역하지는 못했다.

병으로 몸 상태가 많이 쇠약해진 민상철은 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기 바쁘게 식구들은 둘째 작은 사모님이 될 고은지에게 하나둘씩 다가와 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쌩하고 모두 고은지한테로 달려가는 바람에 권하윤은 혼자 원래 자리에 덩그러니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장난기 넘치는 한 쌍의 눈과 마주쳤다.

복도에 서 있다가 경망스럽게 턱을 치켜올리는 민도준의 모습에 놀란 권하윤은 다급히 무리를 따라 고은지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약 두 걸음 정도 걸었을까? 갑자기 성큼성큼 걸어오는 남자의 어깨에 부딪혀 몸을 비틀거렸다.

“북쪽 별채로 와.”

귀를 파고드는 나지막한 음성에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고은지를 바라봤다. 다행히 그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보지 못한 듯했다.

다른 누가 이상한 점을 눈치채기라도 할까 봐 그녀는 곧바로 민도준을 따라가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 고은지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녀의 목소리에 고은지는 잠깐 멈칫하며 고개를 돌리더니 그녀와 눈와 눈을 마주치고 나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모습에 권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왠지 모르게 그녀의 그 눈빛에 깊은 뜻이 담겨있는 듯했다.

북쪽 별채.

권하윤은 도둑고양이처럼 두리번대며 별채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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