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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정말 다른 마음 품은 적 없어요?

분명 약을 바르는 손의 힘을 말한 거였지만 그의 눈빛과 말투 때문에 약간 야릇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권하윤은 상황을 모면하려는 듯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별로 만족하지 않는 눈치인데?”

느릿느릿 연고를 발라주던 민도준은 점점 몸을 아래로 숙이더니 뒤로 도망치는 그녀의 허리를 잡으며 침대 곁으로 끌고 갔다.

“만족하지 못하겠다면 다른 걸 시도해 보는 건 어때? 만족하는 게 하나 쯤은 있겠지.”

그날 밤, 권하윤은 울면서 몇 번이나 만족한다고 말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만족한 사람은 오직 민도준뿐이었다.

그렇게 밤새도록 해댄 다음 날 권하윤의 낯빛은 어두울 대로 어두웠다.

최수인은 비비크림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권하윤의 다크서클을 보며 찻잔에 말린 편 인삼 몇 개를 넣었다.

“자요, 신장에 좋아요.”

그의 말에 권하윤은 아무 말도 없이 찻잔을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동작 덕에 손목에 난 붉은 손가락 자국이 최수인의 눈에 들어왔다.

“쯧, 민도준 그 자식은 침대에서 무슨 짐승도 아니고.”

권하윤은 쓴 인삼차를 내려놓으며 입을 닦았다.

“어제는 다른 사정이 있었어요.”

한참 뒤, 그녀의 얘기를 듣고 난 최수인은 멍한 눈빛으로 한참 동안 꿈쩍도 하지 않다가 뻣뻣하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뭐라고요? 하윤 씨가 도준 부모님 유골함을 훔쳐다 줬다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권하윤을 보자 그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한참 뒤에야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고도 아직 살아있었어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권하윤의 모습에 최수인은 두 손을 모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단하네요.”

민도준이 저지른 짓에 전혀 놀랍지 않다는 듯 행동하는 최수인을 보자 권하윤은 순간 궁금해졌다.

“그런데 도준 씨는 대체 왜 그런 거죠?”

분명 그가 본인 입으로 부모님은 무척 인자한 사람들이라고 했으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 말에 최수인은 몇 초간 망설이는 듯하더니 잠시 고민하고 나서야 부채로 입을 가리며 말했다.

“도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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