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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재밌게 노세요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잠시 멍해졌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그의 말에 아무런 입장도 없는 권하윤은 하려던 말을 삼키며 보기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요. 조심해 가요.”

“그래. 몸 괜찮아지면 문자 해.”

흔들림 없는 권하윤의 표정에 민도준은 장난기 섞인 말투를 툭 내뱉었다.

농담 섞인 말은 마치 냉수처럼 그녀의 머리 위에 쏟아졌고 두 사람은 그저 몸뿐인 관계라는 걸 낱낱이 보여주었다.

권하윤은 갑자기 북받쳐 오는 감정을 겨우 목구멍으로 삼킨 채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오늘 밤 재밌게 노세요.”

“…….”

살짝 올린 입꼬리는 마치 천근이라도 되는 듯 문이 닫히는 순간 이내 무너져 내렸고 아까까지만 해도 맛있다고 생각했던 수프는 이미 차갑게 식어 기름이 위에 둥둥 떠오른 바람에 역겨워 났다.

권하윤은 숨을 깊게 들이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은 음식을 모두 버렸다.

손을 씻고 고개를 드는 순간 거울에는 새하얗게 질린 본인의 모습이 비쳐있었다. 그 모습에 권하윤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표정 지을 거 없어? 진짜 민도준 씨밖에 없다고 생각해?”

그녀는 휴지를 뽑아 젖은 손을 닦고는 물에 젖어 나른하게 된 휴지를 다시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민시영에게 문자를 보냈다.

[만약 저 대신 거래 기록 하나만 지워주면 손잡을게요.]

만약 민도준이 그녀에게 점차 흥미를 잃어간다면 그녀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그녀는 절대 민도준에게 본인과 문태훈이 거래한 걸 들켜서는 안 됐다.

-

“퍽.”

“퍽퍽-”

민도준은 링 위에 쓰러진 상대를 바라보며 고개를 움직였다.

땀방울이 그의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순간 주위에 무서운 기운이 감돌았다.

“다음.”

고개를 돌려 입에 낀 마우스피스를 뱉으며 내뱉은 그의 한마디에 아래에서 지켜보던 한민혁이 손을 휘휘 젓자 링 위의 남자가 밖으로 실려 나갔다.

“도준 형, 벌써 일곱 사람 째야. 오늘 여기 더 이상 형과 스파링할 사람 없어.”

그의 조심스러운 말투에도 민도준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지 턱을 살짝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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