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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큰 도움을 주다

마침 퇴근 시간대라 그런지 길은 여느 때보다도 더 막혀 권하윤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계속 핸드폰을 힐끗힐끗 바라보며 시간을 체크했고 민도준이 그녀가 도망쳤다고 생각하고 전화라도 해 올까 봐 마음속으로 전화 받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핸드폰은 내내 조용하여 오히려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별장에 들어설 때 그녀는 잔뜩 위축되어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들어섰다.

정원을 지나 불이 켜진 거실이 눈에 들어오자 권하윤은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그 시각 긴 다리를 티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채로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있던 민도준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왔어?”

권하윤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길이 너무 막혀서…….”

“쓸데없는 얘기는 할 필요 없어.”

민도준은 핸드폰을 옆으로 던지더니 잔뜩 얼어붙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손에 든 그 물건부터 뭔지 말해 봐.”

민도준은 권하윤의 손에 든 물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제야 권하윤은 말없이 물건을 테이블 위에 놓고는 뒤로 물러났다.

‘설마 나더러 직접 열어보라는 건가? 뜸 들일 줄도 아네.’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동작은 성공적으로 민도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권하윤이 대체 무슨 물건을 가져왔을지 당장 보고 싶었다.

그는 손끝으로 상자의 자물쇠를 열고 뚜껑을 연 뒤 느긋하게 안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미소를 거둔 채 무표정한 얼굴로 상자 안에 든 물건을 바라보는 민도준의 모습에 권하윤은 양옆에 놓인 손을 그러쥐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만약 이 물건이 민도준의 마음을 움직일 수만 있다면 권하윤은 고비를 넘길 수 있지만 그 반대라면…….

그녀는 자기가 직면하게 될 미래가 어떤 것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때 민도준이 말없이 상자를 닫으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희뿌연 연기가 그의 주위에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기분을 알 수 없는 그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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