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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흥미가 없어졌어요

이미 가려고 결심했던 민도준은 이불을 뒤집어쓴 채 불쌍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권하윤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대체 어떻게 하면 매번 잘못을 저지르고 오히려 본인이 억울해할 수 있지?’

민도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끝내 침대 곁으로 다가가 불룩 튀어나온 덩어리를 툭툭 쳤다.

“나와.”

그의 말에 이불이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곧바로 볼록한 머리가 쏙 나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민도준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나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면서 혼자서 들어갔다 나왔다 재밌게 노네.”

그의 말에 권하윤은 순간 화끈 달아올랐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요.”

“응?”

민도준은 두 손으로 침대를 짚은 채 고개를 숙여 권하윤을 바라봤다.

“왜? 이젠 나한테 흥미를 잃은 거야?”

갑자기 그가 다른 여자와도 이렇게 지냈을 거라는 생각에 권하윤은 저도 모르게 괴상야릇한 말투가 튀어나왔다.

“전 그런 말 안 했어요.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싫증 날 때도 있어요.”

그녀의 말에 민도준은 혀로 볼을 꾹 밀었다.

‘내가 싫증 난다 이 말인가? 이젠 아주 기어오르네.’

“일어나서 옷 입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민도준의 행동에 권하윤은 잠시 멈칫했다.

“어디 가려고요?”

“재밌는 곳.”

민도준의 온화하고 상냥한 표정에 그가 화난 것 같지 않다는 판단이 서자 권하윤은 안심하고 그의 뒤를 따랐다.

-

블랙썬.

민도준이 권하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한민혁은 지하실에서 강철 톱날로 무언가를 자르고 있었다.

“도준 형, 안에 정말 뭔가 들어있는 게 확인돼서 지금 애들 시켜서 잘라 보라고 했어. 곧 있으면…….”

민도준을 본 순간 반갑게 다가가며 말하던 한민혁은 그의 뒤에 있는 권하윤을 보자 하던 말을 멈췄다.

“어, 하윤 씨도 있었네요.”

“거기 서서 뭐해? 얼른 들어오지 않고.”

잔뜩 경계한 그와는 달리 민도준은 오히려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문 앞에 서 있는 권하윤을 향해 손을 저으며 그녀를 불러왔다.

그의 부름에 멈칫하기도 잠시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던 권하윤은 그들이 자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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