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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억울해하다

권하윤은 한민혁을 본 순간 곧바로 버둥대며 민도준의 무릎 위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하지만 민도준은 일부러 그녀의 뜻을 왜곡하며 오히려 꽉 끌어안은 채 그녀의 허리를 툭 쳤다.

“움직이지 마. 이따 같이 있어 줄 테니까.”

그의 말에 권하윤은 말문이 막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지만 한민혁 역시 그녀 못지않았다.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마다 사정 없이 죽이던 도준 형은 어디 갔지?’

“나는 왜 불렀어?”

한참을 꾸물대던 한미혁이 겨우 한마디를 내뱉자 민도준이 턱으로 티테이블 위에 놓인 상자를 가리켰다.

“가져가.”

뜬금없는 그의 명령에 한민혁은 상자를 집어 들더니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그것을 열어봤다.

“헐! 이건…….”

잔뜩 놀란 그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민도준을 바라봤지만 상대의 눈빛에 이내 입을 다물며 마른 침을 삼켰다.

“같이 안 가?”

“안 가.”

민도준은 자기 품에 안겨 조심스럽게 그와 한민혁의 표정을 관찰하는 권하윤을 바라보더니 야릇하게 웃었다.

“오늘 우리 제수씨랑 같이 있어 주기로 했거든.”

“…….”

‘헐, 끝났네. 이젠 아예 일도 내팽개치다니.’

한민혁은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가 떠나는 순간 공기는 다시 무거워졌다.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권하윤은 자기만 모르는 무슨 사연이 있다는 직감이 들었지만 대놓고 말할 수는 없었기에 조심스럽게 그를 떠봤다.

“도준 씨, 급한 일 있는 거 아니에요? 우리 다음에 다시…… 아…….”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도준은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고 갑자기 위로 붕 뜬 권하윤은 놀란 나머지 무의식중에 다리를 상대의 허리에 둘렀다.

민도준은 휘청거리는 그녀의 등을 받쳐주는 대신 엉덩이를 받치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입을 열었다.

“제대로 잡아. 떨어지면 난 상관 안 해.”

침실에 도착하기 바쁘게 침대 위에 내동댕이쳐진 권하윤은 침대 시트 위에서 몇 번 튕겨 오르더니 끝내 멈췄다.

하지만 울렁거리던 속이 겨우 괜찮아 질 때쯤 민도준의 뜨거운 몸이 그녀를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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