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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예전에는 왜 몰랐지?

“눈 안 뜨지? 보아하니 눈이 쓸모없는 것 같으니까 눈알도 필요 없겠지? 내가 파내줄까?”

웃음기가 섞인 그의 말투 때문에 남의 눈을 파는 일이 마치 별거 아닌 일인 것처럼 들렸다.

그제야 위험을 감지한 권하윤은 억지로 눈을 떴다.

“무슨 말이요? 어디 해 봐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불만이었는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도준 씨가 누구랑 지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입을 삐죽거리며 투덜대는 그녀의 모습에 민도준은 피식 웃더니 상체를 일으켜 그녀의 의미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그만 해. 더 이상 아닌 척하면 재미없어.”

권하윤은 그의 손을 피하고 싶었지만 꼭 눌려 꼼짝도 할 수 없자 짜증 났는지 아예 움직이는 걸 포기했다.

“맞으면 어쩌게요? 저는 룰을 지켜야 하지만 도준 씨는 몇 명이랑 자든 자유라면서요?”

분명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조금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민도준은 순간 그녀가 기어오르는 것도 모자라 억지도 잘 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매번 혼나고 나면 또다시 고분고분 말을 잘 듣거나 불쌍한 척해댔잖아. 예전에는 왜 이런 성격인 줄 몰랐지?’

그는 손등으로 권하윤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입을 열었다.

“권하윤 씨 하나 상대하기도 벅찬데 다른 여자랑도 자면 나더러 죽으라는 건가?”

바로 대꾸하려던 권하윤은 순간 그의 말속에 담겨 있는 중점을 캐치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안 잤다고?’

하지만 잠시 생각한 끝에 그럴 리가 없다는 결론을 나왔다.

“그날 분명 열을 식히러 간다고 했잖아요.”

“믿지 못하겠으면 한민혁한테 물어봐.”

‘한민혁 씨?’

권하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민도준을 바라봤다.

그런 그녀의 눈빛에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지 여자를 좋아하는지 하윤 씨가 제일 잘 알잖아.”

권하윤은 그제야 마지못해 인정했다.

확실히 민도준이 이런 일로 그녀를 속일 필요는 없었다. 더욱이 수고스럽게 그녀에게 일일이 설명하면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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