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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할 거 다 했으면서 억울해하지 마

권하윤이 안으로 들어가자 진소혜도 이내 뒤따랐지만 민도준이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문에 얼굴이 부딪치고 말았다.

‘무슨 비밀 이야기를 하려고 난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

그녀는 아픈 코를 부여잡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문에 바싹 붙어 안에서 오가는 대화를 엿들으려 할 때 마침 한민혁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소혜 씨, 칩을 꺼냈으니 차폐실에 가보세요.”

“쉿. 급할 거 없어요.”

진소혜는 문을 가리키며 소곤거렸다.

“저기, 도준 오빠와 하윤 언니는 대체 무슨 업무 왕래가 있는 거예요?”

“네?”

‘그걸 나더러 어떻게 말하라는 거야?’

“아마, 출입……국 무역에 관한 업무일 거예요…….”

-

방 안.

권하윤은 사뭇 진지한 말투로 강민정이 공아름에게 모든 걸 고자질한 사실을 얘기했다.

만약 그녀가 민도준의 다리 위에 앉아있다는 사실만 무시하면 꽤 무역 관련 보고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게 다 도준 씨 때문이니까 나 혼자 모든 걸 뒤집어쓰게 하면 안 돼요.”

권하윤은 손가락으로 민도준의 단단한 가슴을 쿡쿡 찌르며 억울한 듯 중얼거렸다.

그러자 민도준은 자꾸만 움직이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눈썹을 치켜떴다.

“할 거 다 했으면서 억울한 척하기는.”

“매번 당하는 건 저였잖아요.”

시무룩해서 불만 섞인 말투로 투덜거리던 권하윤은 남자의 눈빛에 이내 수그러들었다.

“그럼 그냥 내버려 두겠다는 거예요?”

남자의 긴 손가락은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를 느긋하게 누볐다.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그냥, 저 보호해 줘요.”

권하윤은 말하면서 동그란 눈을 깜빡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하. 원하는 게 있으면 발톱을 숨긴 채 온갖 애교를 부리다가 위기가 지나가면 다시 발톱을 드러내고 하악질을 해대는 꼴이 딱 영락없는 고양이라니까.’

민도준은 그녀의 애교에 아무런 흔들림도 없는 듯 입을 열었다.

“하윤 씨 평소에 잔머리 잘 굴리잖아. 내가 굳이 보호해 줄 필요까지 있을까?”

“제가 언제 잔머리를 굴렸다고 그래요?”

권하윤은 민도준의 다리 위에서 편한 자세로 바꿔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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