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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쌩쌩하네

한 번의 소동이 끝나자 욕실은 엉망이 되어버렸고 권하윤은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원흉인 민도준은 여전히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등에 입을 맞춰댔다.

“그만 해요, 저 좀 휴식하게 해줘요. 지금 저 죽이려는 거예요?”

권하윤은 그의 가슴팍에 기댄 채 원망스러운 듯 자기 허리에 두른 민도준의 손을 마구 끌어냈다.

그러자 곧바로 낮은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그럴 리가. 아껴도 모자랄 판에 죽이다니.”

“이게 아끼는 거예요? 공아름 씨가 민도준 씨한테 일부러 약까지 탔는데 제 방으로 들어오면 저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요?”

마구 버둥대는 권하윤의 모습을 보자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직도 쌩쌩하네?”

그의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차린 권하윤은 방금전까지 팔딱거리더니 이내 얌전해졌다.

“전 다 죽게 생겼는데 어쩜 그런 생각만 하세요?”

충분히 만족한 민도준은 인내심이 생겼는지 그녀의 투덜거림에도 피식 웃으며 말랑한 얼굴을 살짝 꼬집어 댔다.

“약을 탄 게 공아름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지?”

“아니면요? 공아름 씨가 아니면 누가 도준 씨한테 감히 약을 타겠어요? 저는 도준 씨 보는 것만으로도 두려워 미칠 지경인데 약 타는 건 상상도 못 하거든요.”

괴상야릇한 말투로 투덜대는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재밌는 듯 피식 웃더니 큰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잡아 자기 쪽으로 돌렸다.

“하윤 씨는 약 탈 필요가 없어. 나 한 번 부르기만 하면…… 거든.”

일부러 그녀의 귀에 낮게 속삭인 말에 계속 투덜대려던 권하윤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난 또 도준 씨가 보기에도 여러 가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현 씨를 찾아갈 줄 알았죠.”

권하윤의 손을 주물럭거리던 민도준은 그녀의 손끝을 따라 점점 올라가 깍지를 꼈다.

“또 심술이야?”

“그럴 리가요. 도준 씨가 그 여자 안 좋아하는 거 다 알아요.”

그의 말에 한참을 꼬물대던 권하윤은 그의 어깨에 기대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남자의 가벼운 대답에 권하윤은 고개를 돌려 그와 마주했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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