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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시간 없어

민씨 가문 산하의 개인 병원에서 오너인 민상철이 쓰러진 일은 국가행사보다도 더 큰 일이었다.

응급실 밖에 모인 전문의만 해도 족히 7, 8명은 되었다.

너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의료진들의 모습에 권하윤은 민상철이 정말로 위독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민시영의 말을 들어보니 심장병이 재발한 거였다. 원래도 심장이 좋지 않은 민상철은 어제 친구의 생일 연회에서 술을 마신 뒤로부터 계속 불편함을 호소하다가 오늘 아침 쓰러진 거라고 했다.

의사는 이미 위기를 벗어나 생명 위험이 없다고 했지만 민씨 집안사람들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했다.

특히 민씨 집안의 첫째 숙부인 민용재는 의사에게 재차 확인해서 조금 뒤면 깨어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은 뒤에야 안심했다.

“큰 숙부는 역시 효자시네요. 할아버지가 깨어나지 못 할까 봐 그렇게 걱정되세요?”

장난기 섞인 목소리는 엄숙하고 조용한 병원에서 오히려 이질적으로 들렸다.

민용재는 반백 살의 나이에 날카로운 눈매를 지녀 화를 내지 않아도 엄숙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그는 벽에 기댄 채 건들거리는 민도준을 보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네 할아버지 아니니. 그 말을 들으면 네 할아버지가 얼마나 속상하겠어?”

“하.”

민도준은 피식 웃더니 몸을 일으켜 세우며 민용재 쪽으로 걸어갔다.

190이 족히 되는 키 때문에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그의 주위에는 상대를 짓누를 것만 같은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심지어 민용재의 앞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민상철을 대신해 다년간 회사를 경영해 오던 민용재는 다른 사람처럼 그의 앞에서 쉽게 겁을 먹지 않았다.

오히려 어두운 눈빛으로 건방진 민도준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때 민도준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피식 웃었다.

“할아버지도 제가 이렇다는 걸 알고 있는데 속상하긴요. 오히려 효심 있는 척하는 큰 숙부님이야말로 실은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할아버지 깨어나지 못해 가문에 큰 변화가 올까 봐 걱정한다는 걸 들키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알면 상심이 크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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