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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계단이 좋아

병원 계단에서 한참을 기다린 민승현의 인내심이 바닥날 때쯤에야 권하윤은 겨우 느릿느릿 걸어 나왔다.

“왜 이제야 오는 거야?”

“걸어오느라 늦었어!”

“너!”

버럭 소리쳤던 민승현은 이내 언성을 낮추며 으르렁댔다.

“너 언제부터 도준 형과 지훈 형하고 붙어 다녔어? 설마 형들하고도 붙어먹었냐?”

그의 말에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피식 웃었다.

“민승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내가 공아름 씨네 리조트에 남자 둘을 끼고 뒹굴러 갔다는 거야?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

“너처럼 약혼자를 배신한 년이 어떤 더러운 짓 하고 다니는지 알 게 뭐야!”

권하윤은 아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런데 나한테 물어볼 필요가 있나? 약혼녀 배신한 남자가 내 앞에 있는데 직접 물어보지 그래!”

“너 다시 한 번 말해 봐!”

가치도 없는 사람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권하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려 떠나갔다.

“거기 서!”

하지만 민승현이 갑자기 달려들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벽에 밀어붙이며 목을 졸라댔다.

“너 다시 한 번만 그딴 식으로 말해 봐!”

권하윤은 가족이 밖에 있는데도 민승현이 이렇게 소란을 피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역시 이래서 무식한 사람이 가끔은 똑똑한 사람보다 더 무섭다고 하나? 무식하니 소란 피운 결과가 어떨지는 생각지도 않겠지.’

손끝에 힘이 들어가는 민승현의 때문에 권하윤은 숨 쉬기가 곤란해졌다. 이대로 가다간 쓰러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곁눈질로 민승현의 아래쪽을 확인하고는 이내 발로 차버렸다.

“씨발!”

그와 동시에 민승현은 허리를 숙이며 얼굴을 구겼다.

“이 씨발년! 네가 감히…….”

하지만 그때.

“끼익-”

비상 계단의 문이 열리더니 손에 담배를 든 민도준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난감한 부위를 손으로 잡고 있는 민승현은 다른 한 손으로 금방 거두어들인 권하윤의 다리 옆 벽을 잡고 있었다.

“화끈하게 노네?”

이상야릇한 자세에 잠시 멈칫한 민도준은 이내 장난기 섞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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