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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속박

가슴을 파고드는 불안감에 의사의 진찰이 시작되기 전 권하윤은 로건을 먼저 다른 곳으로 보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관절부분의 연골이 손상되고 은밀한 부분이 찢겼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는 순간 권하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정오가 다 되었을 때 깨어난 권희연에 옆에서 지키고 있던 권하윤은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

“희연 언니, 정신 들어? 어디 불편한 곳 있어?”

근심 어린 권하윤의 표정을 보는 순간 권희연은 가슴 속에 따뜻한 물결이 흘러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윽고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병원에 데려다줘서 고마워.”

“의사 선생님이 언니더러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 스틱스에서 혹시…….”

“걱정할 거 없어. 그저 집안에 도움 되고 싶었을 뿐이니까.”

말을 이어 나가지 못하는 권하윤에 반해 권희연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녀의 말에 권하윤은 끝내 참지 못하고 하려던 말을 내뱉었다.

“그래도 언니 몸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되지!”

“하윤아, 어머니가 혼자 우리 가문 지탱하는 거 쉬운 일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는 제멋대로 굴면 안 되지.”

권희연의 부드러운 말에 권하윤은 숨이 턱 막혀왔다.

이런 방면에서 그녀도 사실은 권희연과 비슷했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권미란에게 묶인 채로 민씨 집안 예비 며느리로 살아가고 있고 권희연은 집안 교육을 받으며 가문을 위해 희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권씨 가문이 존재하는 한 두 사람은 권씨 집안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스스로 도구가 되는 걸 자초해야 했다.

그러던 그때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권하윤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하지만 병실 문이 닫힌 걸 확인하고 난 뒤에야 그녀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희연 언니, 언니가 가문을 생각하는 마음은 알겠어. 그런데 가문의 미래를 집안 여자들로 맞바꿔서는 안 되지. 언니는 변하고 싶다는 생각 한 적 없어?”

그녀의 말에 권희연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윤아,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어머니를 어떻게 거역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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