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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화 너무 아프게 하지는 않을게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순간 머리가 지끈했다.

“안 죽으면 안 돼요?”

민도준이 장난치는 건지 진심인지 확실하지 않아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의 깜찍한 물음에 민도준은 고개를 돌리며 또다시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 웃음은 왠지 모르게 서늘하고 섬뜩했다.

“안돼. 아주 연기판 제대로 짰던데 그에 걸맞은 결말이 없으면 아쉽지 않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의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솔직히 민도준을 오랫동안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벌써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연기라니요? 저 도준 씨한테 진심이에요. 이건 하늘과 땅, 해와 달이 증명할 수 있다고요.”

“하.”

조롱 섞인 짤막한 웃음이 민도준의 입가에서 새어 나왔다.

“고르기 싫으면 내가 대신 선택해 줄게. 기계톱이 괜찮을 거 같은데.”

‘기계톱?’

그 세 글자를 듣는 순간 권하윤은 고속으로 회전하는 톱니바퀴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아플 거 같은데.”

목을 한껏 움츠린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은 피식 웃었다.

‘이런 상황에도 흥정한다 이거지?’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그는 이내 핸들을 꺾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내가 직접 머리부터 잘라줄게. 아픈 거 못 느끼게.”

물론 농담처럼 가벼운 말투였지만 권하윤은 그의 말에 농담이 섞여 있지 않다는 걸 알아차렸다.

“저 겁주지 마요. 저 겁 많단 말이에요.”

“걱정하지 마. 머리가 없으면 무서운 것도 못 느껴.”

이윽고 눈앞의 상황을 모면하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교도 부려봤지만 민도준에게는 먹히지 않는 듯했다.

“…….”

하지만 그녀가 머리를 쥐어짜 내며 자기의 목숨을 부지할 궁리를 하고 있을 때 차체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아!”

짤막한 비명이 목구멍 사이로 새어 나오기 바쁘게 검은색 차 한 대가 가드레일을 스치며 차를 향해 돌진했다.

백미러로 확인해 보니 차 네다섯 때가 나란히 뒤에서 그들 차를 둘러쌌다.

‘이거 설마…… 공아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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