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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공씨 가문에 속죄해

“이왕 아름이한테 약속했으니 죽으면 그만둬도 되지만 안 죽었다면 계속해.”

“네.”

비서는 남자의 안색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지만 경성에서 돌아온 애들 말로는 민 사장님이 권하윤이라는 여자한테 각별히 마음 쓰더랍니다. 만약 그 여자를 죽이면 민 사장님의 원한을 사지 않을까요?”

“마음을 쓴다고? 민 사장한테 마음이 있기는 한가?”

“그래도 직접 구하러 나타난 걸 보면 각별한 사이가 아닐까요?”

“그건 민 사장이 설계한 판이야. 나랑 손잡은 척하면서 민씨 집안 사람들을 함정에 빠트리려는 수단. 그저 권하윤이라는 여자를 이용해 내가 자기한테 빚지게 만들려는 거였어. 그런데 각별한 사이는 무슨.”

그의 말에 비서는 혀를 찼다.

“그렇다면 권하윤 씨도 그저 이용만 당한 거군요. 참 불쌍하네요.”

“그 여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민도준 옆에 붙어 있다는 건 분명 원하는 게 있다는 뜻이겠지. 게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 옆에 붙어있는 걸 봐서는 쉬운 상대가 아니야.”

“네, 역시 가주님이십니다. 가주님 말씀을 듣다 보니 그 권하윤이라는 여자가 궁금해 나네요. 제가 따로 조사할까요?”

궁금…….

그가 한평생 궁금한 사람은 한 명뿐이다.

이윽고 그는 피곤한 기색으로 미간을 누르며 입을 열었다.

“필요 없어. 곧 죽을 사람한테 쓸데없는 정력 낭비하지 마.”

“네, 가주님.”

-

끝없는 어둠 속에서 권하윤은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의 그녀는 아무 걱정 없는 영락 없는 소녀였고 곁에는 그녀를 사랑하는 부모님과 오빠, 그리고 제멋대로지만 귀여운 여동생도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바이올리니스트였지만 그녀는 배우라는 바이올린 대신 춤을 좋아했다.

하지만 아버지한테 말씀드리지 못해 오빠의 도움으로 남몰래 춤 학원에 다니곤 했었고 가끔 공연복이 옷장에서 삐져나올 때면 언제나 오빠가 그녀 대신 감춰주곤 했다.

그리고 처음 공연하던 날, 너무 급하게 떠나는 바람에 공연을 앞두고 신발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걸 발견했을 때 마침 신발을 들고 나타난 아버지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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