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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0화 나 대신 죽을 수 있어?

물론 살코기 한 점 얻어먹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기를 제물로 바쳤다지만 권하윤이 민도준과 민시영 중에서 민시영을 선택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이렇게 명백하게 배신을 했으니 그녀가 민도준 대신 총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아마 이미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도 모를 거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권하윤은 간신히 침을 삼키며 입을 뗐다.

“제 말 좀 들어봐요.”

“응.”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권하윤의 얼굴을 쓱 쓸어내렸다.

“듣고 있어.”

하지만 그녀가 말을 이어 나가기도 전에 그 손은 방향을 바꾸어 그녀의 가는 목을 움켜쥐었다.

그에 반해 당사자는 오히려 남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는 자각도 없는지 나른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미리 충고하는데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야. 난 나한테 배신 때린 놈한테 인내심이 없거든.”

마지막 말 한마디에 권하윤은 하려던 거짓말을 목구멍으로 삼켜버렸다.

이윽고 민도준이 공씨 가문과 손을 잡지 않았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이런 일들을 벌일 필요도 없었을 거라는 후회가 치밀어올랐다.

하지만 어찌 됐든 결과는 똑같았을 거다. 민시영이 아니었다면 문태훈과 거래했었던 사실을 숨길 수는 없었을 테니까.

거짓은 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진실은 말하면 안 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권하윤은 한참의 고민 끝에 반만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이윽고 그녀는 민시영한테 관계를 들킨 일부터 민도준의 일시적인 흥미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민시영을 도와주는 대가로 빚을 지게 만들려고 했다는 걸 털어놓았다.

심지어 그가 자기에게 흥미를 잃어도 앞으로 민시영의 도움으로 민씨 가문에서 버티려고 했다는 목적까지.

그녀의 말이 끝날 때까지 민도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말에 귀 기울였다.

“미안해요. 제가 잠시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저 용서 해주면 안 돼요?”

물론 이 정도 변명은 똑똑하고 현명한 민시영마저 속여넘길 정도였지만 민도준과 오랫동안 지내오면서 너무나도 많은 걸 느낀 터라 권하윤은 여전히 불안했다.

하지만 그는 믿는다 믿지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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