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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도준 씨인가?

“노래?”

남자는 목소리마저 아까와는 달리 낮고도 허스키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 권하윤은 여전히 눈을 접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방금 나한테 노래 선물하겠다고 했잖아.”

“음?”

남자는 구석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세 사람을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노래 좋아해?”

이미 술에 취한 권하윤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

“응, 그쪽 노래 듣기 좋아.”

‘오마이 갓!’

진소혜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해 힐끔힐끔 피하면서도 권하윤이 오빠의 손에 죽기라도 할까 봐 용기 내어 소리쳤다.

“하윤 언니! 앞에 있는 사람 누구인지 잘 봐요!”

‘누구? 그 젊은 대타 아니야?’

권하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애써 초점을 찾았다. 하지만 상대방의 높은 키 때문에 그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이상 제대로 관찰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권하윤은 입을 삐죽거리며 명령했다.

“고개 숙여 봐.”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에 발갛게 달아오른 양 볼과 초점을 잃어 애써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더해지자 얼어 있던 사람도 녹일 듯 귀여웠다.

이에 남자는 끝내 고개를 숙이며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자, 봤어?”

사실 이번에도 권하윤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흐릿해진 시야 때문에 안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머리까지 흐리멍덩해져 당장이라도 베개를 베고 누워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눈을 스르르 감을 때 몸이 마구 흔들리더니 거역할 수 없는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묻잖아. 제대로 봤어?”

‘대타 주제에 센 척은!’

“시끄러워.”

권하윤은 불편한 듯 남자를 밀어버렸다.

하지만 이미 나른해진 몸에 힘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아 오히려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양손이 남자의 가슴 위에 닿았다.

심지어 잠꼬대처럼 내뱉은 한마디를 끝으로 전원이라도 꺼버린 것처럼 몸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뒤로 젖히는 순간 허리에 손 하나가 둘러졌다.

이윽고 모든 힘이 빠져나간 몸이 남자의 팔에 힘을 실은 채 뒤로 젖혀졌다. 일순 긴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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