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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사적인 감정

권하윤의 말에 방 안은 순간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민상철의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아주 배짱이 두둑하더구나.”

민상철의 갑작스러운 말에 권하윤은 알아듣지 못한 척 되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연기할 필요 없다. 내가 너를 부른 건 네가 그나마 똑똑한 아이여서 직접 말할 거라고 생각해서 부른 거니까. 하지만 네가 만약 내 호의를 무시하면 더 이상 대화할 필요가 없겠구나.”

민상철은 권하윤에게 생각할 겨를도 주지 않은 채 옆에 서 있던 집사를 불렀다.

“장 집사, 끌고 나가.”

‘데리고 나가도 아닌 끌고 나가라니.’

만약 이대로 끌려 나간다면 목숨을 보전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순간 권하윤의 뇌리를 스쳤다 .

이윽고 집사가 경호원을 불러오기 전에 그녀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할아버님.”

그녀의 부름에 민상철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듯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

“잘 생각했지?”

권하윤은 사실대로 말하려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도로 삼켰다.

‘아니지, 만약 정말 내 목숨을 노리는 거라면 이렇게 말장난하며 시간 끌 필요는 없잖아?’

역시나 민상철의 이러한 행동은 그녀에게 외압을 가해 겁에 질려 진실을 토로하게 하려는 수법이라는 생각에 권하윤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전에 저희 언니와 민 사장님이 서로 왕래가 있어 공아름 씨의 심기를 건드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날도 마침 공아름 씨가 저를 불러내 상황을 물어보다가 마침 민 사장님을 만나 함께 떠나던 참에 매복 공격을 당한 겁니다. 만약 할아버님께서 물어본 물음이 이 상처에 대한 거라면 제 대답은 이것입니다.”

이 말은 그녀가 충분한 고민 끝에 내뱉은 것이었다. 공아름이 민도준 때문에 권희연을 괴롭혔던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인 데다 민도준이 공아름을 만나러 가서 뭘 했는지도 당장에는 알아볼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이 바로 민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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