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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쓸어버린 건 오솔길뿐이 아니다

“그건…….”

장 집사는 한참 동안 머뭇거리더니 민상철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도준 도련님께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쉬운 것 아니잖습니까. 하지만 만약 정말로 다섯째 작은 사모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면 오해를 사는 말은 쉽게 내뱉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에 조금 전 상황을 회상하던 민상철은 순간 심장이 쿡쿡 쑤셨다.

“일부러 그 애를 보호하려고 그랬는지 누가 알겠나?”

“허면 만약 도준 도련님과 다섯째 작은 사모님이 정말로 사적으로 만나는 사이라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민상철은 일순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싸늘한 눈을 치켜뜨며 입을 열었다.

“당연히 후환을 없애야지.”

“그래도 도준 도련님 곁에 누군가 있어 주는 것도 어려운 일 아닙니까?”

한참을 침묵하고 있던 장 집사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에 민상철은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힐끗 째려봤다.

“곁에 있어 줄 사람 하나 구하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도준이 걔만 정상적으로 굴면 경성에 그 애 짝으로 엮어줄 처자 하나 없을까?”

“혹시 이미 점 찍어 둔 처자가 있으십니까?”

“그래. 그 애가 계속 이렇게 미친 듯 날뛰게 굴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도련님이 아마도 허락하지 않으실 겁니다.”

걱정 가득한 장 집사의 말투에 민상철은 확신에 찬 미소를 지었다.

“도준이 걔가 공씨 가문의 그 명 짧은 계집을 마음에 두지 않았었나? 그러니 이번 사람은 그 애도 분명 마음에 들 거네.”

-

“아버님이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얼른 말해. 우리 승현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하더냐?”

본채의 구석진 곳에서 강수연은 권하윤에게 따져 묻고 있었다.

대충 몇 마디로 얼버무린 그녀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강수연은 그녀에게 한 글자도 빠짐없이 모두 말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이에 권하윤은 없는 말을 지어내 그녀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님께서 승현을 무척 아낀다면서 장차 큰일을 할 손자이니 저더러 잘 보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아주 좋구나.”

강수연은 권하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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