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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대타를 찾다

진소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어때요? 비슷하죠? 지난번에 술 마시러 왔다가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간떨어지는 줄 알았다니까요. 오빠가 여기 알바하러 온 줄 알고.”

그녀의 말에 권하윤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그렇게 비슷한 건 아니었다. 물론 생김새가 조금은 비슷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완전 딴판이었다.

민도준이 위험하면서도 다가가고 싶은 고귀한 뱀파이어 같다면 눈앞의 남자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간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술을 따라주고 분위기도 띄워주는 것도 모자라 노래까지 할 줄 아는 건 좀 의외였다.

남자가 옆에 앉아 따라주는 술을 권하윤은 거절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앞모습보다도 남자의 옆모습이 민도준과 더 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술을 마시면 미실수록 점점 비슷해져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대타도 꽤 괜찮네. 진짜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대타도 건드리지 말란 법이 있나?’

귀엽게 생긴 호스트와 한참 동안 노래를 부르던 진소혜가 자리에 돌아왔을 때 권하윤의 앞에는 이미 수많은 술잔이 놓여 있었다.

“헐, 언니! 이거 도수 높은 거라서 퇴원하자마자 이렇게 마시면 안 돼요.”

진소혜는 얼른 권하윤의 손에 들린 술잔을 빼앗았다.

하지만 완전히 인사불성이 된 권하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접으며 미소 지었다. 술에 취한 눈은 이미 초점이 흐려져 있었고 새하얀 볼은 발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순수하면서도 야릇해 여자인 진소혜도 순간 얼굴을 붉혔다.

이윽고 그녀는 옆에 권하윤 옆에 앉아 있는 대타를 가리키며 명령했다.

“보지 마!”

‘살짝 재미 보는 건 몰라도 진짜로 도준 오빠를 두고 바람이라도 피우면 안 되지. 아니지. 오빠도 하윤 언니를 두고 바람피우지 않았나?’

그녀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권하윤은 흐릿한 눈을 들어 옆에 있던 대타를 살피며 웅얼거렸다.

“사실, 보는 건 괜찮잖아. 안 그래?”

그 눈빛에 남자는 몸을 흠칫 떨었다. 스무 살밖에 안 된 그는 평소 나이 든 부인들만 상대하다 보니 권하윤 같은 여자한테 당연히 당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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