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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진실과 거짓

“그게…….”

권하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도준이 끼어들었다.

“그래, 뭐. 벙어리도 벙어리만의 좋은 점이 있지, 거짓말을 안 하잖아. 안 그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민도준의 야유를 듣자 권하윤도 순간 울컥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대신 총도 막아줬는데. 공로로 쳐주지 않더라도 고생한 값은 쳐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나 보러 안 온 것도 모자라 모욕까지 한다고?’

이윽고 그녀는 고개를 홱 돌리며 말을 내뱉었다.

“그래요. 이제부터 저 말 못해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전긍긍하던 사람이 기회를 잡자마자 다시 꼬리를 치켜자 민도준의 눈가에 순간 의미 모를 웃음이 걸렸다.

그는 이내 그녀 곁에 앉아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돌렸다.

“벙어리라면서 어떻게 말하지?”

턱이 으스러질 듯 전해지는 고통에 권하윤은 눈을 감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래, 벙어리라고 했지? 그러면 혀도 필요 없겠네? 그냥 떼어서 나 주는 게 어때?”

그제야 권하윤은 파르르 떨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환자한테 겁이나 주고…….”

“그러네.”

민도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끝내 턱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하지만 그 손은 멈추지 않고 목덜미를 스치며 점점 아래로 내려왔다. 손끝이 지나친 단추 사이로 보이는 흰 붕대를 잠시 바라보던 그는 환자복 단추 두 개를 풀어헤쳤다.

이에 놀란 권하윤은 곧바로 가슴을 감쌌다.

“뭐 하는 거예요?”

겁탈이라도 당할까 봐 잔뜩 겁먹은 듯한 권하윤의 모습에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당연히 상처가 어떤지 확인하려는 거지. 무슨 생각 한 거야?”

“아.”

자기가 너무 호들갑 떨었다는 생각에 권하윤은 약간 머쓱한 듯 손을 내렸다.

하지만 그녀가 자기의 행동을 한창 반성하고 있을 때 민도준이 느긋하게 한마디 보탰다.

“상처를 다 보고 나서 다른 거 하고 싶다고 해도 난 상관없어.”

“아니요. 전 며칠이라도 더 살고 싶어요.”

물론 민도준이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지만 권하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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