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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진심과 거짓

권하윤은 순간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뭐라고 말하려 할 때 커다란 손이 그녀의 머리를 힘껏 눌렀다.

다음 순간 총알이 후방에서 비스듬히 날아들면서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를 관통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돌린 권하윤은 그제야 뒤에 바싹 따라붙은 검은 차량을 발견했다.

“도준 씨…….”

“시끄럽게 굴지 마. 정신 분산되니까.”

눈을 가늘게 뜬 채 경고하는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첫 번째 총성이 들린 뒤로 연달아 두 번째, 세 번째 총성이 들려왔다.

권하윤이 절망에 빠져있을 그때, 맑은 여자의 목소리가 꼭 쥔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하윤 언니! 제 목소리 들려요?”

“들려요. 말해요.”

권하윤은 다급히 핸즈프리 모드를 누르면서 대답했다.

“위치추적 결과 500미터 정도 지나면 오른쪽에 낡은 도로가 나올 거예요.”

그 시각, 차속은 거의 200에 치달았기에 500미터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민도준이 곧바로 핸들을 틀어 수풀이 우거진 비포장도로로 빠졌다.

순간 낮은 지면에 떨진 차량은 심하게 흔들렸고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있던 권하윤은 하마터면 혀를 깨물 뻔했다.

그들 뒤를 추격하던 차량은 민도준이 갑자기 방향을 틀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그들이 한참 달리고 나서야 다시 추격하기 시작했다.

비포장도로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울퉁불퉁할 뿐만 아니라 주위에 수풀이 자라나 시야를 막고 있었다.

다행히 진소혜가 계속 길을 안내해 주고 있었기에 그나마 전진할 수 있었다.

황혼 무렵의 석양은 마치 피바다가 된 것처럼 하늘을 뒤덮었고 서늘한 바람과 지평선 너머로 점차 떨어지는 태양이 차 뒤로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겨우 한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때 차 한 대가 수풀 속에서 빠져나와 그들 차량으로 돌진했다.

민도준이 핸들을 꺾으며 방향을 틀었지만 상대 차량은 그들과 부딪히려는 게 목적이 아닌 듯했다.

눈 깜짝할 사이 조수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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