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3화 오래도록 모시고 싶어요

그 시각 위층.

“아빠는 어쩜 그래요? 다른 사람의 비위를 맞출지언정 친딸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뜻이에요?”

“시영아, 네가 욕심 많은 건 이 아비도 안다. 그런데 넌 여자야. 태어나는 순간부터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성별이라고. 네가 계속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가족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민시영의 열과 성의를 다한 설득에도 민용국은 여전히 자기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말 들어. 내가 꼭 너를 위해 훌륭한 가문 자제를 짝으로 찾아줄게. 집에서 누리던 걸 시댁에서도 모두 누릴 수 있게 도와줄게.”

그 말을 듣는 순간 민시영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렸고 눈은 실망으로 가득 찼다.

“아빠, 예전에 제가 그런 일을 겪었을 때도 아버지는 저더러 참으라고 했었죠?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또 참으라고 하고, 제가 결혼하면 시댁에서도 참으라고 할거죠?”

“시영아…….”

그때 그 일을 떠올리자 민용국은 약간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때 그 일 때문에 더 이상 너를 끌어들이지 않으려는 거야. 시영아, 아비 말 좀 들어. 우리 더 이상 싸우지 않으면 안 될까?”

“싫어요! 전 한평생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아요!”

민용국의 긴 한숨 소리를 끝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났다.

그리고 곧이어 문소리가 들리더니 덩그러니 혼자 남은 민시영이 벽에 기댄 채 눈을 가렸다.

그 시각 계단 아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권하윤은 마음속으로 대충 그 일에 대해 추리했다.

하지만 언제 마음을 추스르고 나갈지 모르는 민시영 때문에 권하윤은 뒤에 바싹 붙어 있는 민도준을 밀며 떨어지라는 암시를 해댔다.

그런데 민도준은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일부러 바싹 붙으며 높은 소리로 경고해 대는 게 아니겠는가?

“시영아, 울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울어. 오빠가 급한 일 처리하고 가서 위로해 줄 테니까.”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뱉은 그의 말에 권하윤은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그보다 수치심이 더욱 커 이내 얼굴을 붉혔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자기만 괜찮으면 되나? 난 쪽팔린 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