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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동물 같네

병실.

문 앞에 서 있던 집사는 밖에서 오가는 대화를 모두 들은 뒤 병상 쪽으로 걸어가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어르신, 민 사장님께서는 이미 떠나셨습니다.”

민상철은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응.”

그의 짤막한 대답을 끝으로 잠시 침묵이 이어지더니 집사가 다시 적막을 깨트렸다.

“어르신께서 민 사장님을 불러들여 한 시간 동안이나 차를 마신 것도 모르고 밖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민상철은 집사의 말에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다들 계승권 때문에 혈안이 되어 있을 거야. 만약 도준이가 저들을 눌러주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땅속에 파묻힐지도 모르지.”

집사는 불편하게 기대 있는 민상철의 침대를 조절하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도준 도련님도 좋은 후계자잖습니까.”

“예전엔 그랬지.”

민상철의 표정은 일순 복잡해졌다.

“헌데 둘째네 내외가 그렇게 가고 나서부터 도준이가 우리 가문을 미워하지 않나. 어디 그것뿐인가? 민씨 가문의 세력을 빌리지도 않고 5년 사이에 경성의 암거래 시장을 장악했지. 만약 그 애더러 민씨 가문을 백제그룹을 맡으라고 하면 회사뿐만 아니라 가문 전체가 지옥으로 될지도 모르지.”

예전의 민도준은 패기가 넘쳤다면 지금의 그는 마치 지옥문을 열고 나온 악마처럼 잔인하고 포악하다. 게다가 가장 무서운 건 같은 가족도 예외가 아니라는 거다.

심지어 민상철마저 그를 완전히 꿰뚫어 볼 수 없었기에 백제그룹과 가문의 모든 사람을 그의 손에 넘겨줄 수가 없었다.

그에 관한 생각을 하니 민상철 얼굴에 드리운 피곤함은 더욱 짙어졌다.

“됐어. 지금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이겠나? 동림 부지 건만 보더라도 그 애가 민씨 가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이 나왔으니.”

“그래도 도준 도련님과 공씨 가문은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던데 돌이킬 여지는 있지 않겠습니까?”

“돌이킬 여지? 그 애가 결정한 걸 번복하는 애로 보이나?”

민상철은 손을 저었다.

“이 일은 자네도 신경 쓸 필요 없네. 내가 이렇게 병상에 누워있으니 애들도 많이 불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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